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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없는 대폭물갈이 여도 술렁/밀실흥정 비판속 공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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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민정계 15·민주계 10·공화계 7∼8명선/당선가능성 위주로 모양새 짜깁기식
공천심사위가 열리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민자당의 공천윤곽이 막후조정을 통해 거의 결정되고 있다.
전체 2백37개 선거구중 1백80여군데 공천자가 내정된 상태이며 30곳은 복수대결,20곳은 막판 낙점단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선 가능성을 공천의 최우선기준으로 삼다보니 공천의 최종 모양새는 「잡탕」양상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이는데 혼전을 보이는 30곳은 후보의 득표역량을 재점검하고 있다.
당내에서 이미 계파별로 탈락의원들의 설득과 회유에 나서고 있어 정작 27일부터 합숙작업에 들어갈 공천심사위는 하나마나한 심사작업을 할 공산이 높아져 비판론이 대두하고 있다.
○…이번 「공천작품」이 계파간 막후 흥정으로 신선감이나 강한 인상을 줄 수 있는 수준에는 크게 떨어질 듯 하자 대신 「범여권 결속」을 위해 고심했다는 흔적이나 남기려고 신경을 쓰고 있다.
전두환 전대통령의 군맥인 박희도 전육참총장(경남 창령)과 고명승 전보안사령관(전북 부안)의 지역구 공천을 통해 5,6공화해차원으로 비춰지길 기대.
김영삼 대표는 언론에 반공개적으로 박·고씨를 각각 상도동자택에서 만나 범여권의 선거총력태세를 주도하고 있음을 부각하려했는데 김명윤 고문은 『전국구를 희망하던 고씨가 김대표를 만난후 용기를 내 호남출마를 결심했다』고 귀띔.
6공출범시 공천탈락한 권익현 전민정대표의 영입여부도 관심인데 김대표쪽에서는 권씨영입으로 민정계를 확보할 수 있다고 보고 적극적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관측. 그러나 청와대측은 『대통령이 배려해야 할 곳도 많은데…』라고해 소극적.
당측은 허화평 전청와대정무수석을 송파을에 출마토록 타진했으나 허씨가 포항을 고집해 난항을 겪고 있으며 안무혁 전안기부장은 전국구영입이 확실시 되고 있다.
이같은 구여권인사의 영입은 여권 결속으로 평가받을지는 모르나 신선감미달쪽으로 집중 비판받을 소지도 높아 특히 김대표의 움직임을 놓고 설왕설래.
김대표는 공천과정에서 여권전체를 상대로 자신의 영향력확산을 겨냥하고 있으나 민정계는 박·고씨와 김대표와의 만남에 대해서도 『청와대결재가 끝난상태에서 대표로서 절차를 진행하는 것일뿐』이라고 주장하고 연희동쪽도 『우리완 무관한 일』이라고 못박고 있다.
○…이번 공천신청에는 친인척 및 청와대연관 인사들이 10여명이 포함돼있어 노대통령의 친위사단 포석이 관심거리.
친인척의 대표적 케이스로는 노대통령의 처남 김복동씨(대구 동갑),동서 금진호 전상공장관(영주­영풍),처고종사촌 박철언 의원(대구 수성갑)으로 이들은 공천이 확정.
곽순철 청와대민정비서관의 경우 그동안 청와대 내실을 모신 경력이 참작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북지역에 공천신청이 많은 것은 청와대나 친·인척들로부터 모종의 언질 등을 받은때문이라고 소문이 나고 있는데 예컨대 봉화의 이경희 반월공단이사장 등은 친·인척연줄을 특히 강조.
이밖에 김식 전의원(강진)이 전국구로 구제되는 것 등도 노인맥 구성과 연관이 있다는 추측들.
○…최종 심사가 임박하면서 여기저기서 막판 뒤집기 소리가 요란.
김영삼 대표가 자신의 민주계의원(39명)중 8명안팎을 초계파 원칙의 「희생양」으로 삼아 탈락시킬 방침으로 알려지자 대상자들은 아우성.
서울의 경우 민주계중 김재광(은평을)의원이 전국구로 갈 것으로 보이며 김의원의 자리에는 박종률 의원(전국구)이 김의원의 인간관계 등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으나 노대통령과 불교측간의 교량역인 박완일 불교신도회장도 만만치 않게 도전.
울산 동에는 구로병에 신청한 김동인 의원을 내세워 탈당한 정몽준 의원과 대적시키려 했으나 김의원이 고사중.
또 경남 창원갑에는 당초 유력했던 이규효 전건설장관을 제치고 김종하 전의원(11대국민당총무)이 다소 앞서고 있으며,부산 영도의 경우 김형오 현위원장(전청와대비서관)이 지역기반 강도가 떨어진다는 평가속에 윤석순 전의원이 대외비 신청을 해 주목.
경북 점촌­문경은 신영국 의원과 이승무 봉명그룹부회장,정탁영 성업공사 사장간의 「믿는 구석」이 서로 강해 진통이 클듯.
청와대측이 심사자료를 토대로 물갈이대상에 올려놓은 의원은 ▲민정계 15명선 ▲민주계 10명선 ▲공화계 7∼8명선으로 알려지고 있다. 민정계에서 거론되는 의원은 박지원(오산­화성) 황병우(청송­영덕)·최운지(대구 서을)·김진영(영주­영풍)·김일윤(경주시)·신재기(창령)·고세진(제주)·이기빈(북제주) 황윤기(경주군)·이덕호(동두천­양주)·권달수(평택­송탄)·황성균(삼천포­사천)의원등이며 이들중 일부는 전국구로 내정됐다는 소문.
민주계는 강신옥(마포을) 정상구(부산 남을) 허재홍(부산 남갑) 최정식(속초­고성) 김일동(삼척) 박경수(원주군­횡성) 오경의(안동시) 신영국(점촌­문경) 심완구(울산남) 조만후(진주)의원등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들중 강원출신 의원일부와 경남의원에 대해선 민주계측이 강력 이의를 제기,재검토중.
공화계의원중에는 박충순(대전서­유성),김홍만(대전중),김병룡(광명),박병선(예산),이재연(경산­청도),김종식(천안군),정일영(천안시)의원들이 대상으로 거명되고 있는 실정.
현역의원 교체를 놓고 각계파간에는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는데 최근까지 『내가 나서 지원하면 된다』던 김종필 최고위원도 일부 후퇴했다는 소문.
현역의원의 이같은 대폭교체는 전례가 없는 일이어서 민자당은 이에 따른 잡음을 줄이기위해 공천심사위를 27일로 또 연기. 그러나 공천자발표는 31일 예정대로 하기로 해서 공천심사위는 할일이 거의 없이 막후조정한 내용을 추인하는 요식절차가 될 것 같다.<박보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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