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황사 테러 … 전 국민이 '고통 휴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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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동시 황사 경보가 내려진 1일 낮 12시 마스크와 스카프로 얼굴을 가린 등산객이 서울 광진구 아차산을 오르고 있다. 산 아래 주택과 건물이 황사로 뒤덮여 뿌옇게 보인다.오종택 기자

4월 첫 휴일인 1일 제주도를 포함한 전국이 중국발 황사에 뒤덮였다. 기상청은 황사특보를 발표하기 시작한 2002년 4월 10일 이후 처음으로 이날 낮 전국에 황사경보를 발령했다. 1년 전 국민을 고통스럽게 했던 '4.8 황사 테러' 때는 남부지방에 황사 경보가 내려지지 않았다. 올 들어 한반도에 여섯 번째 발생한 이번 황사는 서울 관악산의 미세먼지 농도(낮 12시 현재)가 평소의 25배 가까운 ㎥당 1233㎍(마이크로그램, 100만분의 1g), 대구지역은 2019㎍(오후 4시 현재)에 달할 정도로 심했다.

이처럼 황사가 자주 발생하고 농도도 강해짐에 따라 화창한 봄을 즐겨야 할 우리의 삶이 고통스럽게 바뀌고 있다. 많은 시민은 이날 휴일 나들이를 취소했다. 부산 등 전국 네 개 구장에서 열리기로 돼 있던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황사로 모두 취소됐다. 황사가 심한 경남교육청은 2일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임시휴교하기로 결정했다. 다른 지역 교육청들은 등교시간을 오전 10시로 늦추거나, 2일 오전까지 황사경보가 지속되면 휴교하기로 했다. 황사 피해가 늘면서 '환경주권'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외교안보연구원 김성한 교수는 "정부가 환경안보 차원에서 황사 대책을 추진해야 한다"며 "북한 핵문제처럼 황사도 동북아 다자적 협력틀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상청은 "중부지방은 1일 밤부터 황사가 약해지고 있으나 발원지에서 계속 황사가 나타나고 있어 2일까지도 황사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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