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mily건강] 가슴·뒷목에 없던 멍울이 … 혹시 암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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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샤워하다 가슴에서 멍울이 잡힌다면? 피곤해서 뒷목을 두드리다 볼록한 알갱이가 만져진다면?

'혹시 암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덜컥 겁부터 날 것이다. 멍울은 원래 신체 조직이 아니라 다양한 이유로 새롭게 생긴 조직, 즉 종양이다. 우리말로는 혹.

멍울은 암처럼 신체의 이상 증상을 알리는 '알람' 신호일 수 있다. 그러나 멍울의 극히 일부만 암으로 진단되므로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

◆원인은 다양하다=멍울은 정상 뼈.연골.인대이거나 단순한 지방 덩어리일 수 있다. 머리의 혹처럼 뭔가에 부딪혀도 생긴다. 림프선이 부은 결과일 수도 있다. 겨드랑이.사타구니.턱밑 등에서 만져지는 멍울은 대부분 이 경우다. 악성 암이 원인일 수 있다.

머리에 생긴 혹 등 원인이 분명한 멍울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며칠 지나면 저절로 없어진다.

한양대병원 외과 윤호성 교수는 "만져도 아프지 않다면 십중팔구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갑자기 생긴 뒤 눈에 띄게 커지는 멍울은 물혹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손목을 많이 쓴 뒤 손목에 생기는 완두콩 크기의 단단한 멍울이 물혹의 예다. 이 경우 자연 치유되나 수술로 제거하기도 한다.

◆위험한 멍울은=전문 검진이 필요한 멍울도 있다. 아주대병원 영상의학과 조재현 교수는 "멍울이 1주일 이상 만져진다거나, 딱딱하고, 열감이 있으며, 크기가 계속 자란다면 X선.초음파.조직검사 등을 받아 보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말랑하다고 안심해선 안 된다.

멍울에 열.통증이 동반된다면 종기.감염 등 염증성 질환의 결과일 수 있다. 경희대병원 외과 박호철 교수는 "피하에 생긴 멍울이 갈라지고 출혈이 생긴다면 암일 가능성이 있다"며 "이렇다할 원인이나 증상 없이 크기만 커지면 요주의 대상"이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등이나 어깨에서 말랑말랑한 공 같은 멍울이 만져진다면 지방이 뭉친 것이기 십상이다.

◆유방과 목의 멍울=유방 멍울은 여성 대부분이 갖고 있을 만큼 흔하다. 마더스여성의원 심정석 원장은 "유방에서 멍울이 만져지면 암을 걱정하지만 실제 악성은 5%가량"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양성인 유방 멍울을 굳이 수술로 없앨 필요는 없다. 하지만 크기가 자라거나 악성으로 바뀌는지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유방 전체를 손으로 쥐었을 때 물컹한 덩어리가 잡힌다면 정상 유선이기 쉽다. 돌처럼 단단한 덩어리가 만져지고 유방 주변이 보조개 모양이라면 유방암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목에서 멍울이 만져지면 갑상선 질환, 침샘 염증, 단순히 림프선이 커진 것, 세균 감염 등이 원인이기 쉽다. 턱밑에 멍울이 생겼다면 대개 림프선이 부은 상태다. 그러나 결핵.암이 원인일 수도 있다. 따라서 1주일이 지나도 호전되지 않으면 X선.초음파 검사 등 정밀 진단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

목 앞 부분(기도 옆)에 불룩한 멍울이 생겼다면 갑상선암일 수 있으므로 이때는 바로 진료를 받는다.

◆골절.타박상.제왕절개 후에도=가벼운 타박상에 의해 머리에 작은 융기가 생긴 것을 혹이라 한다. 혹 안엔 혈액이 들어 있다. 이 경우 혹을 문지르기보다 차게 하는 일이 우선이다. 이보다 심한 두개골 골절에 의해서도 멍울은 생긴다. 혹처럼 보이지만 두개골에 균열이 생기면서 그 사이에서 자라난 피부다.

여성은 제왕절개 후유증으로 배에 멍울이 생길 수 있다. 이 멍울은 제왕절개 시 자궁내막 세포가 자궁이 아닌 피하 조직에 붙어 생긴 것이다. 이런 멍울이 있으면 생리 때나 배변 시 심한 통증이 동반된다.

박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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