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동아시아컵 韓·日전] 유상철을 어디 둘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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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우루과이 원정경기에 나선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은 부상 및 소속팀 복귀로 일부 선수가 귀국길에 올라 15명의 선수밖에 남지 않았다.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은 '멀티플레이어'송종국(페예노르트)의 포지션 때문에 고민에 빠졌다. 중앙수비수로 쓰자니 공격이 걱정됐고, 미드필더로 쓰자니 수비가 고민이었다. 결국 송종국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기용됐고, 대표팀은 한골을 뺏었지만 두골을 내주며 패했다.

동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에 출전 중인 대표팀에서는 '원조 멀티플레이어' 유상철(요코하마.사진)의 배치가 고민거리다. 유상철이 중앙수비수로 기용되면서 대표팀 수비라인은 전에 비해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그런데 공격력은 여전히 빈곤한 데다 이을용(안양)까지 중국전에서의 퇴장으로 일본전에 출전하지 못한다. 그래서 유상철의 보직 변경이 조심스레 거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상철의 공격력, 특히 헤딩력만큼은 현재 대표팀의 다른 공격수보다 낫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수비수의 입장에서 코너킥 때를 제외하면 상대 역습에 대한 위험 때문에 과감한 공격 가담이 불가능하다. 만약 수비 부담을 던다면 헤딩력이 좋은 유상철은 측면 크로스에 이어진 슈팅을 주로 쓰는 대표팀 공격루트를 볼 때 좋은 공격옵션이 된다. 대표팀은 현재 이을용 공백에 대해 세가지 카드를 놓고 고심 중이다.

첫째가 이관우(대전)를 선발 기용하는 방법이고, 다음이 최원권(안양)을 이을용 자리에 놓고 최원권 자리에는 현영민(울산)을 기용하는 방법, 마지막이 유상철을 이을용 자리로 올린 뒤 박재홍(전북)을 수비라인에 투입하는 방법이다. 대표팀의 한 관계자는 "마지막 카드가 공격력 면에서는 참 좋은데 유상철이 없는 수비라인을 상상할 수 없어 문제"라고 말했다. 한.일전은 10일 오후 7시15분 요코하마 국제경기장에서 벌어진다.

가와사키=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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