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크 유혈시위/경찰 발포… 학생 2명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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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학생들 물가폭등 항의 대통령 사임 요구
【모스크바 AP·로이터=연합】 독립국가연합(CIS)의 우즈베크 수도 타슈켄트에서 16일과 17일 가격자유화에 따른 물가폭등에 항의,대규모 시위사태가 발생했으며 경찰발포로 학생 2명이 숨지고 50여명이 부상했다고 현지언론들이 전했다.
우즈베크 정부가 물가통제를 폐지하고 식품 쿠퐁제를 처음 실시한 16일 발생한 학생들의 싱위는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일 가격자유화조치를 취한 이후 처음으로 CIS내에서 사망자를 낸 가장 각렬한 폭력사태다.
현지 언론들은 대학생 수천명이 이날 저녁 기숙사 주변에 모여 물가인상에 맞춰 장학금을 올려줄 것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기 시작,가게의 유리창을 부수고 차량을 뒤엎으며 경찰에 돌을 던지는등 폭동사태로 확대됐다고 전했다.
학생들 일부는 이슬람 카리모프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하며 대통령관저를 향해 가두시위를 벌였고 이를 저지하려는 경찰과 충돌했다. 경찰은 실탄을 발사,사상자가 발생했으며 1백명에서 5백명에 이르는 학생들이 체포되고 경찰 20여명이 부상했다고 인테르팍스통신이 보도했다.
이어 17일에도 학생 5천여명이 타슈켄트대학 주변에 모였으며 대학가로 통하는 모든 도로가 군인과 경찰에 의해 봉쇄된 가운데 이날 오후 이 지역에서 또다시 총소리가 들렸다고 밝혔다.
민족주의 정치단체인 「우즈베크 민족운동」은 학생들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우즈베크 대통령실 대변인은 『학생들의 소요사태가 기숙사에 빵이 늦게 배달되는 바람에 촉발됐다』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에서는 이날 크라스노야르스크시에서 시민 수백명이 정부청사앞에 모여 물가인상에 항의하는 집회를 가졌으며 볼가강유역 사마라에서도 시민 4명이 항의단식에 돌입하는등 지역별로 산발적인 항의가 있었으나 모스크바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는 평온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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