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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권 진입 금융계 인사/「한은총재 누가될까」 최대 관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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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120여명 자리바꿈… 정·관계에 줄대기 “부산”
13일 주택은행장 인사에 이어 14일 금융결제원장이 새로 바뀌는등 금융계가 인사태풍권으로 진입했다. 올해 임기만료 임원이 전체의 35%선인 1백20여명에 달하는데다 빈자리를 메우는 후속인사까지 감안할 경우 금융기관 임원의 절반정도가 자리바꿈을 할 것으로 보인다.
○…어느 조직이나 비슷하지만 특히 금융기관 인사에는 지연·학연 등 각종 연줄이 동원되고 있다. 더구나 아직도 관의 성격을 못벗어 정치권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으며 선거를 앞둔 정치의 계절인지라 올해에는 이같은 「외풍」이 더욱 거세게 불 것으로 보인다.
주택은행은 은행창립 25년만에 처음으로 김재기 부행장의 내부승진이 이루어져 자축분위기에 휩싸여 있지만 내부승진이 가능하기까지는 구여권거물이 미는 외부경쟁자를 물리치기 위해 현정치권의 지원이 있었던 것으로 금융계에서는 보고 있다.
이번 인사로 청주중학교 동기동창생 3명(김행장·이상철 국민은행장·홍재형 외환은행장)이 현역은행장에 오르게 됐다.
○…어음결제 업무를 총괄하는 금융결제원이 14일 총회를 열고 임기만료된 이창수 원장을 신설된 상임고문으로 위촉하고 박찬문 한국은행감사를 새원장으로 맞아들임에 따라 인사바람은 중앙은행에도 불어닥쳤다.
한은 신임감사에는 최종문 은행감독원 부원장보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관심의 초점은 새임원자리(부원장보)에 쏠리고 있다. 후보자로는 현자금부장인 이경재씨등 몇명이 거론되고 있다.
○…역시 올해 금융계 인사의 핵은 누가 한은총재에 오르느냐는 것이다. 오는 3월25일로 김건 총재의 4년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후임총재엔 황창기 은행감독원장과 정춘택 은행연합회장이 경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황원장은 정통 한은맨에다 그동안의 은행장 경력이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으며,정회장은 재무부와 금융계에서 두루 쌓은 연륜과 넓은 인맥이 꼽히고 있다.
이 두사람외에 한은출신으로 현재 시중은행에 나가 있는 1,2명도 거론되고 있다.
○…올해 임기가 끝나는 은행장으로는 이현기 상업,이종연 조흥,안영모 동화,김정규 동남,권태학 대동,송병순 광주,박병식 제주,고광식 전북,황창익 충북,김연수 장기신용은행장 등이며 정은행연합회장,함태용 기술신용은행회장.민해영 기술신용보증기금 이사장 등도 마찬가지다.
예전 같으면 중임하는 예가 더 많았으나 작년부터 은행장 단임원칙이 도입되는 바람에 대부분이 초임인 이들 은행장들은 연임이 확정될때까지는 마음놓기 어려운 형편.
○…상무급들의 무더기인사는 내달하순 각은행 주총때 러시를 이룰 전망이다. 금융자율화가 진전되고 있다고는 하나 아직도 「주인」 없는 곳이 은행인지라 주총때만 되면 자율화는 간데없이 정치권과 관계에 줄을 대는 풍토는 올해도 예외가 아닐 것으로 보인다.
시은과 지방은행에서만 내달에 임기가 끝나는 임원이 33명인데 그중 상업은행은 행장과 전무를 포함한 6명이 해당된다.
한편 3년전에 출범한 동화은행은 오는 8월말 전임원이 임기만료되며 동남·대동·하나 등 신설은행들도 7,8월께 대폭 물갈이가 예상된다.<심상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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