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은 궁택 당은 금환 주도/금환 부총재영입 이후의 일 정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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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일본 자민당내 최대파벌인 다케시타(죽하)파를 이끌고 있는 가네마루 신(금환신) 전부총리가 자민당 부총재로 취임,실질적으로 당을 이끌게 됐다. 이는 미야자와 기이치(궁택희일) 총리의 거듭된 요청끝에 이뤄진 것이다.
미야자와 총리의 요청을 놓고 다케시타파는 의견이 둘로 갈라졌다.
다케시타파는 지난해 총재선출시 미야자와를 지지하기는 했으나 그에 대한 깊은 불신감을 갖고 있다. 수재형으로 외교·재정에 일가견을 갖고 있는 미야자와 총리는 엘리트의식이 지나쳐 일본 정계에서는 「기피인물」이 되어 왔다.
또 화려한 정치경력에도 불구하고 이렇다할 업적이 없다는 것이 미야자와 총리에 대한 일반적 평가다.
정치적으로는 무능하다는 것이다. 이를 증명하듯 총리취임이후 정국운영은 엉망진창이다. 유엔평화유지활동(PKO) 법안처리,국제공헌세제도입,정치개혁 등 모두가 실패의 연속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가네마루 전부총리가 당부총재로 취임하면 미야자와정권과 함께 흙탕물을 뒤집어 쓴다는 신중론과 미야자와 정권창출에 한번 관여한 이상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양론으로 갈라졌다.
가네마루 전부총리는 『무책임하게 미야자와를 지지한 것이 아니다. 긴박한 내외정세속에서 그가 아닌 누구를 시키겠느냐』면서 미야자와 총리를 도와줘야 한다는 논리로 승낙했다.
이와 함께 그의 염원인 소선거구제 개편등 정계개편과 북한 국교정상화 등을 정면에서 적극 추진하겠다는 의욕도 그가 부총재직을 수락한 큰 이유다.
가네마루의 당부총재 취임으로 미야자와 정권은 취약하던 정권기반이 일단 안정을 찾게됐다.
미야자와 총리는 자파 사무총장이 정치자금 스캔들에 휘말려 구속직전에 있는데다 본인 자신의 리크루트 스캔들도 아직 정리되지 않는 등 곤궁에 처해 있었다.
그러나 이같은 긍정적 평가와는 별도로 앞으로 일본정치는 정부는 미야자와 총리,당은 가네마루 부총재의 양두체제를 형성,사실상 분리됨으로써 외교·정국운영에서 의견차이로 삐걱거릴 가능성도 없지 않다.<동경=이석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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