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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일 지나간 뒤 '이삭줍기' 개도국 경제 지원 뒤늦게 늘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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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한국의 개도국 경시 현상은 아프리카 최대 국가인 나이지리아에서 잘 드러난다. 한국은 대사관 인력으로 군 출신 대사를 포함해 4명을 파견했다. 나이지리아의 거대한 인구(1억4000만 명)와 석유 자원, 역내 영향력 등을 감안할 때 외교 자체를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 반면 중.일의 대사관 인력은 20명 안팎이다.

한 중견 외교관은 "중국 외교부장은 새해 초 중동.아프리카를 순방하는 것으로 한 해를 시작한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은 전두환 전 대통령 이후 아프리카를 방치하다가 반기문 전 장관 시절 유엔 사무총장 유세 차원에서 한 바퀴 돌았을 뿐이다. 이런 요인들이 뒤엉켜 중.일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를 초래했음은 불문가지다.

미래의 경제협력 관계를 암시하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협상도 뒤처진다. 한국은 칠레.싱가포르.유럽자유무역연합(ETTA: 4개국) 세 곳과 협정을 체결했다. 이에 비해 중.일은 열 곳 이상과 협상 타결 또는 추진 중이다.

정부는 뒤늦게 개도국 외교에 시동을 걸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해부터 아프리카.중앙아시아.중동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개도국에 대한 공적개발원조(ODA) 등 경제지원도 대폭 늘릴 계획이다. 그러나 중.일이 훑고 지나간 들판의 '이삭 줍기'라는 지적이다.

이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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