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값 10% 인상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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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국내 시멘트 업계 4위권인 라파즈한라시멘트가 저가 정책에서 벗어나 시멘트 가격 인상에 나선다.

프레드릭 드 루즈몽(49.사진) 라파즈한라시멘트 사장은 26일 기자간담회에서 "현재의 시멘트 가격은 생산단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며 "10% 가량 가격 인상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이달 초부터 주 고객인 레미콘 업체들과 공급가격을 협상 중이다. 당장은 10% 선 인상을 고려하고 있지만 수익성을 회복하려면 20~25%까지 올려야 한다는 말도 했다. 드 루즈몽 사장은 "2003년보다 30% 가량 낮은 현 가격 수준에서는 어떤 업체도 생존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제품가격 하락의 주 요인으로 중국.일본에서 밀려오는 수입 시멘트를 지목했다. 중국은 싼 임금을 바탕으로 원가 경쟁력을 갖췄으며, 일본 역시 오랫동안 생산을 해온 덕분에 이미 대규모 생산설비에 대한 감가상각을 끝낸 상태라는 것이다.

엔지니어 출신인 드 루즈몽 사장은 90년 라파즈의 시멘트 공장에 개발 책임자로 입사해 2001년부터 5년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라파즈 대표를 맡았다. 한국에는 지난해 9월 부임했다. 그는 "하청업체 관련 노사 분규 때문에 한국의 노동시장에 관해 빨리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한국의 경영 환경에 대해선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무엇보다 직원들의 기술력과 성실성을 높이 샀다.

1833년 프랑스에서 설립된 라파즈는 시멘트와 골재.콘크리트 등 건축 자재 분야에서 유명한 다국적 기업으로 70개국에 진출해 있다. 한국에는 1998년 석고보드 사업에 첫 진출했으며, 외환위기 여파로 극심한 경영난을 겪은 한라시멘트를 2000년 인수했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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