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선물/“알뜰·간소화”뚜렷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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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만원대 핸드백·지갑 인기/고가품 매장 손님 반으로/“과소비 자제”확산… 백화점들 판매전략 바꿔
경기불황과 과소비자제인식의 확산으로 연말연시 선물풍속도가 알뜰·간소화되고 있다.
백화점·상가 등엔 사치성 고가품대신 실용적 중·저가품을 찾는 손님이 부쩍늘고 이에 따라 유통업계의 판매전략도 「알뜰층」위주로 바뀌는 추세다.
개인은 물론 기업들도 예년의 값비싼 사은품 대신 연하장이나 저가품으로 세밑인사를 대신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 신세계백화점 잡화매장의 경우 지난해까지 연말 선물용으로 하루 30여개씩 팔리던 5만원이상대의 핸드백이 올해는 하루 1∼2개가 고작인 반면 9천∼1만5천원대의 제품은 지난해의 4∼5배가 넘는 하루평균 50∼60개씩 팔리고 있다.
장갑도 2만∼3만5천원대의 수입브랜드제품이 하루 1백여개에서 30∼40개로 크게 줄고 5천∼7천원대의 앙고라제품이 매일 60∼70개씩 팔린다.
고가수입품위주의 「명품관」과 중·저가위주의 「생활관」등 2개로 매장을 나눠 운영하는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에선 명품관의 매출액이 최근 50%나 떨어진 반면 생활관은 30%이상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 정육코너의 경우도 지난해 하루 1백50여개씩 팔리던 4㎏들이 갈비세트(7만2천원)가 올연말엔 절반이하로 줄고 3만5천원짜리 정육세트는 배로 늘어난 1백20개씩(지난해 60개선)판매되고 있으며 백화점구내에 올 첫 개장한 「음지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선물코너」에는 1천원짜리 양말세트와 2천원대의 비누세트가 매일 60개이상씩 팔리고 있는 실정.
이에 따라 미도파백화점의 경우 주요선물품목인 지갑·벨트매장의 평균단가를 예년의 3만원에서 1만원으로 낮췄으며 신세계본점은 작년까지 설치했던 외부의 화려한 점멸등등의 장식을 없애고 전나무잎사귀모양의 차양막만을 설치,검소한 분위기연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롯데백화점 판매 2부장 이승훈씨(41)는 『지난해엔 5만원이상 제품이 전체매출의 70%를 차지했으나 금년엔 거꾸로 3만원미만짜리들이 6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참치·햄세트등 실용·저가품의 주문이 급증,물량확보에 어려움을 겪고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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