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여성 인신매매 근절에 앞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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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아시아 여성들의 인신매매·성폭행등에 공동으로 대처하기 위해 지역망을 구성, 연대활동에 나서기로 서울 창립총회에서 결의했습니다.』
11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성가수녀원 피정의 집에서 개최된 아시아 여성인권협의회 창립총회의 준비위원장인 넬리아 산초씨(필리핀 여성인권운동가)는 아시아지역의 여성보호가 매우 시급한 과제라고 밝혔다.
아시아 여성인권협의회는 지난해 1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이지역 여성운동가들로 결성돼 그동안 세차례 모임을 거쳐 이번에 인신매매를 주제로 서울에서 아시아 15개국 45명의 여성인권운동가들이 모여 창립총회를 갖게된 것이다.
산초위원장은 『현재 아시아 여성들은 자국에서뿐만 아니라 필리핀 여성은 일본으로, 네팔여성은 인도로, 한국여성은 일본으로 각각 국경을 넘어 값싼 노동력과 성적인 대상물로 팔려가고 있는 실정』이라고 현실을 진단.
유엔인권위원회에 현대판 노예제도인 아시아여성 인신매매를 감시할 여성특별담당관을 두는 문제를 추진할 생각이라고 했다.
아시아 여성인권협의회는 앞으로 2년마다 총회를 열고 임원단 없이 국별 대표로 구성된 협의체로 운영하기로 했다.
93년 총회는 인도벵갈에서 열기로 했는데 1∼2년 안에 아시아여성의 법적 지위문제를 다룰 국제 청문회를 열고 아시아 여성인권헌장도 채택할 계획이다.
한편 협의회는 이번 총회에서 일체치하 한국여성의 수난사를 상징하는 정신대문제에 관심을 표시하고 워크숍을 통해 일본 정부는 2차대전중 20여만명의 한국여성을 종군위안부로 강제로 끌고간 데 대해 사과하고 피해자와 유족에게 배상할 것과 이같은 만행이 다시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내용의 결의문도 채택했다.<고창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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