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하사 애도기간 골프 물의 김성일 공군총장 사의표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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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일(59.공사 20기) 공군참모총장이 21일 사의를 공식 표명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김 총장이 지난 18일 김장수(金章洙) 국방장관에게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으며, 김 총장은 이날 오후 2시 발표문을 통해 사의표명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김 총장은 최근 F-15K의 바퀴가 활주로 맨홀에 빠지고 정비 불량으로 KF-16 전투기가 추락하는 등 일련의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카니스탄에서 폭탄테러로 숨진 고 윤장호 하사의 애도기간 골프를 친 사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된 데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김 총장은 발표문에서 "일련의 잘못에 대해 누군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심정으로 본인이 모든 책임을 지고 총장직을 사퇴할 것을 결심하고 지난 18일 국방장관에게 그 뜻을 밝혔다"면서 "앞으로 공군의 특별 직무감찰과 국방부.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총체적이고 심층적인 후속대책을 강구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KF-16 사고와 같은 유사사고 재발을 막으려고 전 비행부대에 대해 직무감찰을 실시한 결과 군수지원분야의 체계상 부실함을 확인했고 다수의 관련자들이 징계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충격을 받았다"면서 "국민 여러분께 뼈저리게 반성하며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골프 운동과 관련해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서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김 총장은 지난 1일 3.1절 휴일을 맞아 계룡대 군 골프장에서 군종 장교와 외부인사들과 함께 두팀으로 나눠 골프를 쳤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은 윤 하사가 숨진지 이틀째 되는 날로 김장수 국방부 장관은 국방부 인사복지본부장을 통해 윤 하사의 영결식이 있는 5일까지 골프를 자제하라고 구두로 지시했다.

2005년 10월 취임한 김 총장은 올해 10월까지 2년 임기를 7개월 가량 남겨두고 있었지만 최근 공군에서 빚어진 사건사고에 부적절한 처신까지 겹쳐 조기 낙마설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와 관련 청와대 대변인인 윤승용(尹勝容) 홍보수석은 21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국방장관이 잘 판단해서 교체를 건의해오면 수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 총장의 사의 표명 이유에 대해선 "후진을 위해 용퇴하는 것으로 안다"며 "일부 언론에서 이런 저런 이유를 썼던데 그렇게 까지 복잡한 사안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 [digit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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