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모델 캠벨 뉴욕 화장실 청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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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모델 나오미 캠벨이 19일 법원의 사회봉사활동 명령을 이행하기 위해 뉴욕의 쓰레기처리장으로 향하고 있다. 패션쇼 무대에 선 것처럼 걸어가고 있다. 어깨에 작업화를 메고 있는데 봉사활동을 할 땐 이 신발로 갈아 신었다.[뉴욕 AP=연합뉴스]

"수퍼모델 나오미 캠벨(36)이 이번 주에 선보인 의상은 뉴욕시 환경미화원의 오렌지색 조끼와 위생 마스크였다."

모델계의 흑진주로 불리는 캠벨이 19일(현지시간)부터 닷새간 미국 뉴욕의 쓰레기 처리장에서 사회봉사활동을 하게 됐다고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그는 가정부를 폭행한 혐의로 1월 미국 법원으로부터 사회봉사활동 명령을 받았다.

캠벨은 이날 검은색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을 타고 봉사활동 장소에 도착했다. 검은색 모자와 선글라스, 검은색 트렌치코트 차림이었다. 그중에서도 눈길을 끈 것은 스틸레토 힐(하이힐 중에서도 힐이 뾰쪽한 것)이었다.

그러나 캠벨은 작업용 부츠로 갈아 신고 바닥과 화장실 청소를 했다고 쓰레기장 관계자는 전했다. 캠벨은 하루 두 번의 휴식시간을 제외하고 7시간씩 일해야 한다. AFP통신은 "이날 캠벨에게 주어진 액세서리는 빗자루와 고무장갑"이라고 조롱했다. TV카메라와 파파라치의 출입은 통제됐다.

캠벨이 이런 수모를 당하게 된 것은 지난해 3월 청바지가 없어졌다며 가정부에게 휴대전화를 던져 몇 바늘을 꿰매는 상처를 입혔기 때문이다.

그는 2000년에도 가정부를 폭행한 혐의로 체포된 적이 있다. 이런 행동에 대해 그는 어린 시절 자신을 버린 아버지에 대한 분노 때문에 갑자기 공격적으로 변하곤 한다고 해명해 왔다. 법원은 캠벨에게 분노를 다스리는 재활과정 수강도 명령했다. 캠벨 측은 봉사활동을 하면서 입은 청바지와 부츠를 나중에 경매에 내놓겠다고 밝혔다. 여기서 마련한 돈을 넬슨 만델라(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운영하는 어린이재단에 내겠다는 것이다.

백일현 기자

◆ 사회봉사명령=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에게 무보수로 일정 기간 지역사회에서 청소 등 봉사활동을 시키는 것을 말한다. 감옥에 구금하지 않고도 처벌 효과를 거두고 죄를 지은 사람의 사회 복귀를 촉진하려고 만든 제도다. 영국에서 처음 시행돼 현재 미국과 한국 등에서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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