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현대리서치 대표 이상경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현대사회는 「정보화시대」다. TV나 신문·잡지등 온갖 통로를 통해 쏟아지는 이루 헤아릴수 없는 정보들속에서 현대인은 살고 있다. 누가 얼마나 많은 정보를 듣고 이를 이용하고 또 새로운 정보를 만들어 내느냐하는 「정보전쟁」속에서 그들은 하루하루를 살아간다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더구나 선거를 앞둔 국회의원 입후보자, 새로운 제품생산을 계획하는 기업가들에게 정보는 그들의 사활을 좌우하는 관건이라해도 지나치지 않다.
현대리서치 연구소(서울동교동) 대표 이상경씨(37·여)는 우리 국민들의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는 온갖 생각들을 족집게로 집어내듯 끄집어내 갖가지 정보로 정리해내는 「정보생산자」다.
『사회조사연구원은 시민이나 소비자들이 특정 주제에 대해 무얼 생각하고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또 앞으로 무얼 바라고 계획하고 있는지등을 각종 조사방법으로 조사·분석해 믿을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입니다.』
이대표가 지난 87년 현대리서치연구소를 설립한 이래 조사연구한 주제는 모두 1백여개.
그중 사회적 반향이 컸던 조사로 이대표는 3당합당이후 지지정당을 잃은 부동층 비율과 그러한 현상의 원인을 밝혀낸 조사, 국교생들이 선호하는 노래중 1∼6위가 유행가였다는 조사, 올여름 서울시민들의 바캉스계획을 미리 조사해 교통혼잡을 줄이는데 크게 기여했던 조사등을 꼽는다.
『사회조사연구원은 온갖 사회현상에 대해 관심이 많아야 합니다. 3세 아이부터 80세 노인에 이르기까지 그들이 하는 모든 말을 잘 들어줘야 하지요. 그리고 무엇보다 사회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통찰력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조건들을 갖추기 위해 하루도 빠짐없이 여러개의 신문을 꼼꼼히 읽고, 가능한 여러 계층과 얘기도 많이 나눈다는 이대표 그는 특히 여성들에게 부족하기 쉬운 사회적 통찰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다양한 독서가 필수적임을 거듭 강조한다.
연대 사회학과, 이대 철학과 대학원을 졸업한 이대표가 사회적으로 안정된 직장인 한국여성개발원을 그만두고 대학 선후배 2명과 이 연구소를 만든것은 여론조사의 중요성이 부각되던 87년 말.
빈주먹에 의욕만으로 시작했지만, 때마침 87년 12월의 대통령선거와 88년 4월의 국회의원 총선거는 이대표로 하여금 물만난 고기마냥 맹활약을 하게했다. 입후보자들의 이미지조사등을 통해 유세전략을 수정시켰고, 이는 거의 1백%(?) 적중해 입후보자들의 당선에 크게 기여하기도 했다고 한다.
아직까지 연구부장이란 직책으로 일해왔던 이대표는 최근 함께 일하던 직원들이 대표로 승진시켜줘 여간 쑥스럽지 않다며 웃음짓는다. 처음엔 여성들이 경영하는 연구소라 미덥지못해 하던 조사의뢰인들이 한번 조사를 맡기고 나면 계속해 조사의뢰를 해와 기쁘다는 이대표. 그는 보다 신뢰감있고 타당성 높은 조사를 위해 끊임없이 연구해온 것만이 오늘날 연구소를 뿌리내리게한 유일한 비결인 것 같다고 한다.
이대표는 급한 조사일 경우 단기간에 조사하고 밤새워 조사분석 해야하는 일의 성격상 국민학교 3년생인 발로부터 원망도 많이 듣는다고 고충을 털어놓기도 한다.
『내년도에는 네차례의 선거가 기다리고 있어 한결 신이 난다』고 의욕을 내보였다.
최근 시장개방과 함께 다국적 여론조사기관들이 국내에 잠입해 들어와 한편으로 염려도 크다고 말하는 이대표는 『우리 국민의 의식과 정서는 누구보다도 한국인인 우리들이 더 잘 안다는 자신감으로 극복하겠다』며 야무진 결의를 내보인다.<문경화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