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조정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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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대기업그룹의 「기획조정실」은 회장 직속의 별도기구로 설치, 운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주요그룹가운데 대림그룹만이 모기업인 대림산업소속으로 편제되어있는 정도다.
나머지 거의 대부분 그룹들은 각 계열사에서 선발된 인원이 파견형식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월급은 소속회사에서 받는 것이 보통이고 기조실 운영경비도 각 계열사가 공동으로 추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조실 근무요원으로 발탁된다는 것은 곧 업무역량을 인정받고 있음을 의미한다.
기조실이 그룹내에서 차지하는 비중 때문이다.
이와 관련, 기조실 출신은 승진속도가 빠른 경우도 많아 선망과 질시를 동시에 받기도 한다.
흔히 「기조실」로 통칭해서 불리고 있지만 실제명칭은 그룹마다 다양하다.
삼성은 「비서실」이라는 이름을 30년 넘게 유지하고 있고 럭키금성그룹은 지난해 「기조실」에서 「회장실」로 바꾸었다.
또 현대는「종합기획실」, 선경·한국화약그룹은 「경영기획실」, 쌍룡·효성·기아그룹은 「종합조정실」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
기조실규모도 그룹마다 서로 달라 동아그룹은 13명만의 소수 정예주의를 지향하고 있는 반면 대우는 축구단등을 제외하고도 주요그룹중 가장 많은 1백68명의 대식구를 거느린 방대하고도 포괄적인 조직을 갖추고 있다.
기조실은 다시 5∼10개의 부서 (팀·부 또는 실)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는데 기업경영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인사와 재무부문은 반드시 포함시키고 있는 것이 공통적이다.
또 상당수 그룹은 기조실에서 각 계열사에 대한「감사권」을 갖고 있다. 그룹내의 돈과 사람과 정보의 흐름을 총괄함으로써 명실상부한 파워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셈이다.
기조실 조직은 이와함께 그룹별 특성도 엿볼 수 있게 한다.
「21세기 세계초인류기업」을 경영목표로 삼고있는 삼성그룹은 비서실내에 「국제팀」을 별도 부서로 두고 있고, 한진그룹의 경영조정실내 6개팀중「물류팀」은 운송·화물업종으로 특화돼 있는 한진의 특징을 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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