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 파워… 다양한 콘텐트로 UCC 진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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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자! 반짝 세일! 단돈 2900원에 귀걸이.목걸이를 드립니다." 온라인 쇼핑몰 옥션은 지난달부터 재래시장 한복판에서나 볼 수 있음직한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내보내고 있다. 전국 재래시장을 떠돌며 액세서리를 팔던 이기웅(사진(上))씨가 직접 만든 동영상 SCC(판매자 제작 콘텐트.Seller Created Content)다. 이씨는 이 동영상 덕분에 노점상에서 온라인 쇼핑몰 점주로 변신하는 데 성공했다. 동영상 UCC(사용자 제작 콘텐트.User Created Content)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개인의 취미활동이나 단순한 정보 전달 수준에 그쳤던 동영상 UCC가 특수한 목적으로 제작되는 경우가 크게 늘고 있다.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는 "개인이 제작하는 동영상은 비용 대비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에 UCC를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이 더욱 다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온라인 쇼핑몰은 UCC 홍수=다양한 분야의 동영상 제작자가 활동하는 곳으로 온라인 쇼핑몰을 꼽을 수 있다. 이씨 같은 판매자뿐 아니라 품평자.상품매니저.준전문가 등이 제작한 동영상이 넘쳐난다. 옥션의 홍윤희 차장은 "UCC가 새로운 마케팅 수단으로 각광받으면서 온라인 쇼핑몰마다 각종 UCC가 홍수를 이룰 정도"라고 말했다. 이를 반영해 온라인 쇼핑몰의 UCC 코너도 다양해지고 있다.

G마켓은 RCC(품평자 제작 콘텐트.Reviewer Created Content)를, 인터파크마트는 CCC(고객 제작 콘텐트.Customer Created Content)를 서비스 중이다. RCC는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들이 상품을 직접 보여주면서 품평하기 때문에 다른 소비자들에게 보다 세밀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평가다. CCC는 물건을 구매한 뒤 상품 평가와 함께 개선점 등을 덧붙인 리포트도 담고 있어 해당 기업에 피드백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밖에 PCC(준전문가 제작 콘텐트), MCC(상품매니저 제작 콘텐트), 또 다른 CCC(카테고리매니저 제작 콘텐트) 등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 주부 참여도 활발=결혼 3년차 주부인 김현숙(사진(中))씨는 지난달 30일부터 자신의 블로그 '오렌지향기'에 핸드프린팅 동영상을 올리고 있다. 김씨의 동영상엔 주부가 만들었다는 의미에서 WCC(주부 제작 콘텐트.Wife Created Content)란 명칭이 붙여졌다. 김씨는 "현재 취미생활로 핸드프린팅을 하고 있지만 기회가 되면 제품 판매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동영상 사이트 '엠군'이나 '앤유' 등에도 김씨처럼 생활 속에서 터득한 노하우를 공개하려는 주부들의 동영상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올라오는 내용도 ▶빨래 개는 법▶우리 아이 밥상 차리기▶머리 땋는 기술▶호떡 만드는 방법 등으로 다양하다. 이처럼 주부들 사이에 동영상 제작 열기가 뜨거워지자 촬영.편집장비를 무료로 빌려주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 스튜디오 대여업체 픽스카우 측은 "한 달에 평균 50여 명의 주부가 각종 아이디어를 갖고 찾아온다"고 밝혔다.

◆ 구직.채용에도 활용=올해 대학을 졸업한 최은정(사진(下))씨는 한 취업 사이트에 자신을 홍보하는 동영상 이력서를 제작해 올린 뒤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최씨는 "동영상으로 이력서를 만드니까 보다 정확하고 입체적으로 나 자신을 소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기도가 12일 주최한 '2007 상반기 열린 일자리 한마당'엔 200여 건의 구직자 동영상 이력서가 접수됐다. 경기도는 이들 동영상 이력서를 기업 인사담당자들에게 전달했다. 신입사원을 뽑기 위해 동영상 구인광고를 하는 기업도 생겨나고 있다. 동양제철화학 인사팀은 최근 회사의 비전과 임금.복리후생 제도 등을 담은 동영상을 제작해 구직자들에게 배포했다.

이 같은 추세는 해외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경우엔 동영상 이력서 관련 사이트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최신호에서 "잡스터, 62번째 뷰, 하이어 뷰 등 동영상 이력서 사이트들이 다음달부터 서비스를 하기 위해 막바지 준비를 한창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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