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 과학자 김경창씨 유가족에게 온정 잇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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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고국의 과학 발전을 위해 헌신하다 지난달 27일 세상을 떠난 고려인 동포 과학자 고 김경창(59.사진) 박사의 유가족에게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소 임직원들은 성금 2084만원을 모아 16일 유가족에게 전달했으며, 김 박사의 딸 올가(충남대 무역학과 4년)가 재학 중인 충남대는 1년 장학금과 생활보조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원자력국제협력재단도 올가를 방학기간 동안 인턴사원으로 채용하기로 했다. 한국원자력연구소는 김 박사의 부인 김 류드밀라를 계약직 연구원으로 채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고 김 박사는 우주베키스탄 출신의 동포 3세다. 그는 원자력 전문가로 옛 소련의 천재 과학자 중 한 사람으로 꼽히기도 했다. 그가 할아버지의 나라인 한국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98년 단기 해외과학자 유치 사업의 일환으로 한국원자력연구소에 초빙되면서부터다. 그러나 2005년 9월 뇌경색으로 쓰러졌다. 1년 6개월 동안 투병을 했으나 결국 일어서지 못했다.

그가 세상을 떠난 뒤 부인과 딸은 연구소에서 제공해 준 아파트를 비워줘야 하는 등 생계가 막막해졌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연구원들이 김 박사 가족 돕기에 나선 것이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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