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령 육영재단 이사장 "약혼 발표 뒤 협박전화에 시달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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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이 생겨 촌각을 다투며 뛰고 있는 언니(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게 뭐라 말할 수 없을 만큼 죄송스러워요"

15일 만난 박근령(53.사진) 육영재단 이사장의 표정엔 수심이 가득했다. 육영재단 직원이었던 심모씨가 9일 박 이사장의 약혼자인 신동욱(39) 백석문화대 겸임교수를 차로 밀어 다치게 한 사건 때문이다. 심씨는 신 교수가 불순한 의도로 박 이사장에게 접근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씨가 입원한 서울 성동구 H병원에서 만난 박 이사장은 "나와 신 교수를 자꾸 비도덕적 사람인 것처럼 몰고 가려는 이들이 있어 상처를 많이 받고 있다"며 "한밤중에 휴대전화로 '미국에 가서 살라'는 협박 메시지도 받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내가 경제적으로 부유한 사람과 약혼을 했다면 이런 일이 생겼을까…"라며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약혼 발표가 박 전 대표에게 악영향을 줄지 모른다고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아 마음을 졸여왔다고 한다. 그렇지만 발표 후 오히려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이 올라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른다고 했다.

박 이사장은 약혼에 대해 언니가 뭐라고 말했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고 한다. 그는 "언니는 언론 인터뷰에서 동생하는 일엔 참견하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말해왔었다"며 "약혼 발표 후 언니가 많이 축하해줬다"고도 말했다.

그는 "왜 심씨가 신 교수를 그렇게 공격하고 비방하는지 영문을 모르겠다"며 "누군가가 언니를 깎아내리려는 정치적 목적에서 이번 일을 꾸민 게 아닌 지 의심이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글=김정하 기자<wormhole@joongang.co.kr>
사진=강정현 기자 <cogit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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