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금융주 너무 떨지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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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15일 국내 증시가 크게 반등했다. 코스피 지수는 이날 19.56포인트(1.39%) 오른 1426.93으로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도 11.39포인트(1.86%) 올랐다. 미국 서브모기지 부실 우려 충격을 하룻 만에 추스리는 모습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불안하다. 최근들어 거의 매주 한번 꼴로 '블랙데이 바이러스'로 몸살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특히 미국 의존도가 높은 수출 종목이나 은행 등 금융 종목 투자자들은 언제 미국발 위기가 다시 불거질 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수출 업종의 경우 서브모기지 부실로 인해 미국 소비자들의 심리 위축→ 대미 수출 감소→이에 따른 실적 및 주가 하락 시나리오가 걱정거리다.금융주는 상황이 좀 다르다.미국 금융주 급락에 휩쓸려 덩달아 약세를 보일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실제로 서브 모기지 불안이 촉발된 13일 미국 S&P500지수 중 금융부문의 낙폭(-3.17%)이 가장 컸다.바로 뒤이어 장이 열린 한국 증시(14일)에서도 금융주의 낙폭이 2% 이상 달하는 등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증시 전문가들은 그러나 "너무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다독인다.씨티그룹은 이날 미국발 서브 모기지 사태로 국내 금융주가 움츠러든 것은 순전히 심리적 불안감 탓이라는 의견을 내놨다."한국 시중은행들은 주택저당증권(MBS)발행이 흔치 않고 해외MBS발행은 무시해도 좋을 정도"라며 "미국발 서브프라임 부실이 은행주에 미칠 영향은 거의 없다"는 게 씨티의 분석이다.이런 낙관론이 나오면서 15일 은행주는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이날 국민은행이 전날보다 0.97%오른 8만3100원으로 장을 마쳤다.우리금융( 1.81%),신한지주(2.7%),하나금융(2.71%)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수출 주에 대한 과도한 우려 역시 '안하는 편이 낫다'는 의견이 더 많다.한국증권 서성문 연구위원은 "서브 모기지 부실로 대표적인 미국 수출 종목인 현대차의 미국 판매 우려가 나오지만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 연구원은 그 이유로 미국서 현대차를 사기 위해 자동차할부금융사인 HMFC(현대모터 파이낸스 컴퍼니)를 이용하는 비중은 전체 구매자의 25%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게다가 개인신용평가 점수가 낮은 고객들에게는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율을 부과하는 등 위험을 관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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