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부장은 일 과장과 업무수준 비슷/구보씨 삼양사보에 기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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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결재과정 길고 사내보고서 작성에 시간낭비”
『한국의 대리·과장들의 경험·업무수준은 일본의 대리·과장에 비해 크게 낮고,한국의 부장은 일본의 과장정도의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삼성엔지니어링 구보 요시조(구보가조) 상무가 최근 삼성그룹사보 11월호에 기고한 「한국의 샐러리맨과 일본의 샐러리맨」이란 글에서 양국 직장의 업무구조를 비교하며 한국직장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지적,눈길을 끌고 있다.
구보씨는 평사원으로 입사,승진하는데 일본에서는 대리까지 10년,대리→과장은 10년이 걸리나 한국에서는 평사원→대리가 5년,대리→과장이 4년 걸린다고 비교했다.
구보씨는 한국의 대리·과장은 일본의 대리·과장보다 전문·관리분야 모두에서 경험·업무수준이 크게 낮다고 말했다.
다음은 그의 한일 직장인 비교론의 주요내용이다.
『한국기업에서는 승진이 빠르기 때문에 회사내에 부장등 관리자들이 많아 조직의 기능이 너무 뒤떨어져 있다.
또 한국직장구조의 문제점은 지나치게 많은 결재과정과 너무 깨끗한 보고서에 있다.
일본에서는 결재과정이 평균 2개 정도이나 한국에서는 여비·교통비 등을 위해서도 대리부터 이사까지 5개과정이 필요하다.
사내보고서와 관련,한국의 샐러리맨들이 서류를 타이핑해서 상사에게 제출하는 것은 시간낭비다.
대외문서나 계약서는 타이핑할 필요가 있지만 사내문서는 타이핑할 필요가 없으며 손으로 쓰는 것이 훨씬 읽기 쉽고 호소력이 크다.』
26년동안 일본에서 물류전문가로 일하다 4년전부터 한국기업과 관계를 가져온 그는 『한국사람들에게는 듣기싫은 고언이지만 도움이 될 것』이라며 『그러나 한국사람들은 인정이 많고 머리가 우수한 국민』이라고 말을 맺었다.<오체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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