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삼성행 비밀'…한국잔류 빅딜 의혹

중앙일보

입력

미국 일본 방문을 차례로 마친 FA 이승엽(27)이 이번엔 원 소속구단인 삼성 라이온즈를 찾아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본행 가능성을 강하게 내비친 뒤라 그 배경에 의혹이 일고 있다.

때마침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즈도 이날 이승엽 측과 협상을 시작해 당초 이승엽의 메이저리그 진출 추진이 현재는 엉뚱하게 한국과 일본의 양국 쟁탈전 양상으로 바뀌고 있는 모습이다

김포공항을 통해 3일 귀국, 밤 늦게 대구에 도착한 이승엽은 바로 다음 날인 4일 오전 10시 경북 경산에 위치한 삼성 구단 사무실을 전격적으로 방문했다. 전날이 할머니의 기일인 관계로 4일 새벽 2시나 돼서야 눈을 붙였지만 아침 일찍 구단 사무실을 찾은 것이다.

이승엽의 삼성 구단 방문은 단순한 인사 차원일 수도 있지만 민감한 시점에 이뤄지는 것이라 과연 어떤 이야기가 오갈지 주목되고 있다. 이승엽은 3일 귀국 인터뷰에서 "선수라면 좋은 환경, 좋은 조건, 그리고 편안한 마음에서 운동하길 원한다.

메이저리그 진출이 실패할 경우 삼성 잔류와 일본행은 50 대 50"이라며 일본행 가능성을 높이 샀다. 또 "메이저리그 계약 조건은 알았다. 이제 일본과 삼성의 계약조건을 들어본 뒤 신중한 결정을 내리겠다"고 덧붙여 삼성은 어떤 식으로든지 '반응'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FA 우선 협상을 포기한 삼성은 규약상 12월 말까지 이승엽과 입단 협상과 관련, 공식적인 몸값 논의는 할 수 없다. 그러나 삼성은 '메이저리그는 몰라도 일본에 이승엽을 뺏길 수 없다'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고, 전력 보강차원으로도 이번 FA시장에서 마해영 정수근을 차례로 놓치는 바람에 내심 이승엽의 잔류를 강력히 원하고 있는 상태다.

한편 4일 오후 일본 도쿄에서는 가와키타 지바 롯데 마린즈 구단 대표가 이승엽의 일본 쪽 대리인인 김기주 씨를 만나는 등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자세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1년 계약 ▲연봉 16억 5000만 원 +α(1억 5000만 엔 + α) ▲1년 후 메이저리그 진출 시 적극 후원 등이 포함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물론 계약금은 따로 준비돼 있다. 여기에 일본에서 머물 집과 승용차를 제공도 부대조건으로 따라붙는다. 아울러 한국 프로야구에서 이승엽이 달았던 배번 36번을 그대로 달 수 있게 해주는 등 세심한 배려까지 기울였다.

만약 이승엽이 2년 계약을 요구한다면 66억 원(6억 엔)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기주씨는 오는 6일 한국에 들어와 이승엽에게 협상 내용을 전달해 줄 예정이다.

일간스포츠=정회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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