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국악제 민족음악교육에 미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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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중앙대 국악과는 92학년도부터 「한국음악학과」라는 이름으로 신입생을 뽑기로 해 화제.
박범훈·백대웅교수등 이대학 국악과 교수들은 3∼4년전부터 국악과를 작곡과·성악과·기악과로 구성된 「한국음악학부」로 확대 개편할 것을 적극 주장해왔으나 교육부의 증원억제방침 때문에 일단 명칭만 「한국음악학과」로 바꾸게 된것.
○…박교수는 『국악과가 「토종음악 보존과」가 아닌 바에야 성악과·피아노과·관현악과·작곡과등으로 구성된 음대의 한과로 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 『현재국악과의 위상은 민족문화예술에 대한 자긍심을 저버린 우리나라의 교육·문화정책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는 박교수는 이것이 단지 상징적 의미일뿐 아니라 우리음악의 발전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예컨대 작곡을 전공한 국악과 출신이 해외로 유학갈 때 외국대학에 없는 국악과 졸업은 학력으로 인정받지 못하므로 대학원이 아닌 학부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한다는 것. 또 앞으로 초·중등학교에서 국악교육을 전담할 교사를 길러내야 한다는 측면에서도 「한국음악학부」로 확대 개편할 필요성은 더욱 커진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이문제는 「증원억제」차원이 아니라 「민족음악교육의 제자리 찾기」차원에서 적극 검토돼야 한다며 뜻있는 국악인들과 힘모아 「한국음악교육학부」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다짐.
○…현재 전국 각대학 음대나 예술대에 속해있는 국악과는 l5개. 지난 54년 덕성여대에 국악과가 생겼다 56년에 폐과된후 59년 서울대 음대에 국악과가 생겼다.
그후 각 대학에 잇따라 국악과가 설치됐으나 대체로 4∼5개에 이르는 서양음악 관련학과들에 끼여있어 「한국음악대 서양음악의 비중은 1대5」라는 웃지못할 우스갯소리가 나도는 실정. 그나마 초·중·고교 음악교육내용중 국악의 비중은 더욱 낮아 거의 유명무실한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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