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 마른 피부 물을 주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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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가 파삭파삭하다 싶더니 슬슬 가렵다. 긁는다고 시원해지긴 커녕 따갑고 각질가루까지 휘날린다. 겨울철 발령된 피부건조 주의보는 환절기로 접어들자 경보로 수위가 높아졌다. 피부에 초비상이 걸렸다. 보습 관리가 절실하다. 봄날의 피부는 언제나 목마르다.

*응급구조 1순위, 얼굴은 해결사가 필요해!
하루내내 외부자극에 노출되는 얼굴은 피부 방어막이 가장 쉽게 무너지는 신체 부위다. 특히 봄철에는 황사나 꽃가루·먼지 따위가 모공을 막아 건조함과 뾰루지·염증이 동시에 발생하기 쉽다. 화장으로 가리는 임시방편은 상황을 악화시킨다.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1. 자연에서 온 해결사-식물성 오일
염증 등 트러블이 생긴 부위에 유분기가 많은 크림을 바르는 것은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다. 피부에 흡수되지 않은 기름 분자가 모공을 막아 문제를 악화시킨다. 100% 식물성 오일을 고르자. 이는 피부에 빠르고 깨끗하게 스며들어 모공 트러블을 일으키지 않는다. 뛰어난 항산화 효과와 더불어 항균·항염기능이 있어 천연 방부제가 따로 없다. 식물성 오일 중 '일랑일랑'추출물은 수분 공급 및 항균작용이 탁월해 환절기 가려움을 동반한 염증과 건조함 해결에 특히 좋다. 오일 원액을 직접 바르면 자극이 강할 수 있다. 세안시 헹굼 물에 몇 방울 떨어뜨리자. 온기에 의해 모공이 열리면서 오일 분자가 피부 깊숙이 침투된다. 각질을 부드럽게 해주고 다음 단계의 스킨 케어를 돕는 부스터 기능까지 하니 일거양득이다.

2. 마스크 팩으로 집중적인 영양과 수분공급
에센스 한 병 분량의 성분을 담은 시트 마스크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고농축이기 때문에 효과가 즉시 나타난다. 깨끗하게 세안하고 화장수에 적신 솜으로 피부결을 정리한 후 얼굴에 시트 마스크를 붙인다. 씻어낼 필요없이 시트만 제거하면 되니 간편하다. 마스크 사용 후 얼굴에 남아있는 에센스를 손으로 톡톡 두들겨 피부에 흡수시킨다. 15분 정도가 적당하다. 무턱대고 오래 붙여둔다고 좋은 건 아니다. 시트에 붙은 피부 노폐물이 일정시간이 지나면 역으로 재흡수되기 때문이다.

TIP) 피부를 시원하고 촉촉하게 진정시켜주는 휴대용 스프레이나 수분 스틱을 챙기자. 건조한 실내공기로 인해 얼굴이 화끈거리고 붉어지는 것을 누그러뜨린다.

*보디케어는 선택이 아닌 필수
피부가 하얗게 텄을 때 흔히 로션에 손이 가기 십상이다. 하지만 각질층 위에 로션을 발라봐야 헛수고다. 피부 속까지 제대로 흡수되지 않는다. 오히려 때층을 쌓는 격이다. 각질 제거방식도 좀 더 신중히 선택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피부과 전문의들은 때밀이 수건 사용을 권장하지 않는다. 샤워만으로도 피부의 노폐물과 불필요한 부분이 자연스럽게 탈락하기 때문이다.
"각질층에는 피부의 수분을 유지시켜 주는 중요한 성분이 들어 있습니다. 임의로 벗겨내거나 지나친 목욕 혹은 샤워를 하게 되면 이러한 보호막이 손상됩니다. 이럴 경우 피부는 부족한 보호막 생성을 위해 더욱 더 각질을 만들어내게 되는 악순환을 하게 됩니다." 클린업 피부과 민형근 원장은 각질층이 엄밀히 말해 피부 보호막임을 강조한다. 스크럽제 사용도 지나치면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클라란스 인스티튜트의 트리트먼트 트레이너 김세연씨는 올바른 스크럽제 사용법을 강조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박박 문질러서 피부가 뽀드득거리는 걸 선호하는데 이는 금물입니다. 무리하게 힘을 가하지 마십시오. 손바닥과 피부 사이에 스크럽 입자가 굴러가듯이 부드럽게, 그러면서도 빠른 속도로 문질러주어야 합니다." 그는 스크럽제를 마른 피부 위에 사용하라고 덧붙인다. 몸이 젖은 상태에서는 마찰력이 약해져 스크럽제가 제구실을 하지 못한다. 샤워기로 몸에 물을 적시기 전에 사용해야 한다. 뻑뻑해서 잘 펴지지 않는다면 물을 몸이 아닌 손바닥에 묻힌다. 그래도 스크럽제 입자가 자극적으로 느껴질 땐 샤워젤로 거품을 풍성히 만든 후 스크럽제를 섞어 사용하면 한결 부드럽다. 때를 밀지 않고 도저히 못 견디는 골수 이태리타월 매니어는 한 달에 한번 정도 묵은 때를 정리하는 것에 만족하자. 이때도 팔꿈치나 무릎 같이 각질이 쌓이기 쉬운 부위만 문지른다. 스크럽제는 자신의 피부타입을 파악한 뒤 그에 맞는 제품을 선택한다. 민감한 피부라면 자극이 강한 소금이나 설탕 성분의 제품은 피하도록 한다.
샤워를 마친 후 3분 이내에 보습제를 발라준다. 마른 땅보다 젖은 땅에 물을 부으면 한결 빨리 흡수되는 이치와 같다. 흡수가 느릴 경우, 보습제가 피부에 적용되기보다는 오히려 옷에 묻을 수 있다. 목욕탕에서 방으로 이동하는 짧은 순간에도 수분증발에 의해 노화가 진행된다. 보습은 목욕탕 안에서 마무리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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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심준희 기자
프리미엄 최명헌 기자, 사진제공=클라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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