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대 그룹은 순익이 줄었지만 되레 세금은 늘어 이중고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10대 그룹 68개 계열사의 사업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0대 그룹의 순이익은 총 26조1576억원(법인세 차감 전)으로 전년 대비 9.44% 줄었다. 그러나 내야 할 법인세는 5조411억원으로 오히려 2.95% 늘었다. 이에 따라 순익에서 법인세가 차지하는 비율은 19.27%로 2005년에 비해 2.32%포인트 높아졌다.
이처럼 기업들의 법인세 부담이 늘어난 것은 2005년엔 설비투자 등으로 인한 세액공제를 많이 받아 세금 부담을 줄였으나 지난해는 설비투자 부진 등으로 세액공제 혜택이 줄었기 때문이다. 또 과거에 내지 못해 납부기간이 연기된 세금인 이연법인세가 추가된 것도 세금이 늘어난 원인으로 분석됐다.
그룹별로는 삼성그룹 순익이 10조7265억원으로 2005년 대비 8.3% 늘어났으나 법인세는 1조6317억원으로 20.57% 급증했다. 한진그룹도 순익이 1조2081억원으로 28.18% 늘었으나 법인세는 2983억원으로 53.29% 증가했다. 현대중공업 그룹은 순익이 1조3541억원으로 213.38% 급증했지만 법인세는 4051억원(236.18%)으로 더 많이 늘었다.
현대차그룹은 순익이 3조8354억원으로 전년보다 37.4% 줄었지만 법인세는 9399억원으로 15.22% 감소하는 데 그쳤다. 두산그룹도 순익이 4117억원으로 1.27% 줄었으나 법인세는 1568억원으로 60.66% 늘었다. 반면 LG그룹은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이 3425억원으로 86.16% 줄면서 법인세 1855억원을 환급받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