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야구 5년 수준차"|변화구등 투수세기 절실|한방노리는 타법·포수리드 부족도 숙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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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일본 선수들이 투·타·주루의 3박자야구를 하는 반면 한국선수들은 투·타의 2박자야구를 하는 것 같다.』
재일동포야구인 장훈씨는 한일슈퍼게임 3차전을 관전한후 이같이 한국야구를 혹평했다. 장씨는 한국선수들이 외야플라이·내야땅볼을 치고도 전력질주를 안하는 것은 평소 지도자들의 잘못된 훈련때문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특히 한국투수들은 세기에서 뒤져 변화구만 해도 세가지(슬라이더·싱커·슈트볼) 만을 주로 구사하는 반면 일본투수들은 이외에 포크볼·너클볼·팜볼등 일곱가지를 자유자재로 구사하고있어 파워에서 뒤질것이 없는 한국타자들이 힘을 못쓰고 있다는 장씨의 지적이다. 이에 따라 장씨는 『한국야구가 일본과 대등한 경기를 펼치기 위해서는 5년정도 지나야 할것같다』고 말하고있다.
3차전을 통해 드러난 양국간의 실력차는 ▲투수들의 투구 ▲타자들의 타격기술 ▲주자들의 주루능력등으로 나누어 볼수 있으나 포수의 수비·투수리드능력에서도 큰차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포수부문은 국내프로야구에서도 그동안 재목감을 찾지 못한채 속수무책으로 방치하고 있는 실정이다. 장씨도 한국의 포수기근현상은 지도자들의 책임이라면서 『감독·코치들이 야수들중에서 포수로 적합한 선수를 골라 훈련시켜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장씨는 『선수들은 힘들고 빛안나는 포수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지도자들이 포수의 중요성·임무등을 수시로 알려 이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 투수들의 투구패턴도 많은 차를 보인 부분으로 지적됐다.
일본팀의 2차전 감독인 스토씨는 『한국투수들은 직구스피드는 좋은데 변화구등 세기가 부족한 것 같다. 일본도 70년대까지 스피드위주의 투구를 했으나 최근에는 변화구위주로 바뀌었다』면서 한국프로야구가 구식야구임을 점잖게 알려줬다.
이밖에 한국은 타격면에서도 변화구등에 대한 대처능력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일본팀이 한국투수들이 구사하는 슬라이더·커브등을 쉽게 때려 내는데 비해 한국타자들은 한방을 노리는 타법으로 일관, 찬스를 연결시키지 못했다.
이같은 현상은 일본투수들의 공이 속도는 한국투수와 비슷해 보이나 타석에서의 변화가 심했기 때문이다.
공끝이 살아있으니 실제 속도보다 빠르게 느껴지고 변화구의 각도가 크고 예리해 전혀 속수무책이었다는 선수들의 실토다.
2차전 주심을 말았던 이규석씨는 『일본투수들의 변화구는 기가 막혔다. 각도·폭이 한국에서는 전혀 보지못하던 구질이었다. 이러니 선수들이 쳐내기는 힘들었을 것』이라면서 일본투수들과의 수준차를 인정하고 있다.
한국팀의 훈련모습을 지켜본 일본팀의 1차전 감독 모리씨는 『한국타자들은 연습때도 자기가 좋아하는 코스 공만을 치려한다. 그런 연습이라면 할 필요가 없다. 연습하는 이유는 자기가 못치는 구질, 취약한 코스를 공략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국팀의 타격훈련을 충고했다.
결국 한국야구는 지도자들부터 해외연수를 시켜야만 하루빨리 구식야구에서 벗어날수 있고 한일간 수준차도 극복할수 있을 것이라는게 이번 슈퍼게임을 지켜본 야구인들의 공통적인 반성이다.
◇제3차전(4일·오사카)
한국
100 100 000 |2
000 000 50×|5
일본 (3승)
▲일본=투 노다(한신) 유후네(한신·4회) 사사키(고긴테쓰·6회) 고지마(8회) 요다(이상 주니치·9회)
▲한국=투 송진우(패) 김용수(7회) 정명원(7회) 홈 이정훈1호(1회1점) 김성한2호(4회1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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