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래연·이기용 등 '화교 연예인' 덕에 주목 끈 '화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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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이기용 싸이월드 미니홈피

강래연과 이기용 등 화교 연예인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우리나라의 화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지금 인터넷에서는 가수 김창렬의 부인 장채희를 비롯, 화교 연예인 전반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참고로, 화교(華僑)란 외국에 사는 중국인을 뜻하는 말이다. 대표적인 화교 연예인으로 꼽히는 사람으로는 트로트 가수 주현미와 탤런트 하희라가 있다. 이들은 이미 한국에서 결혼과 출산을 통해 완전히 정착한 중견 화교 연예인.

우리나라에 화교가 맨처음 들어온 것은 1882년 임오군란 당시로 추정된다. 이 당시 들어온 군대와 함께 40여명의 상인이 입국했다. 이 해 우리와 청나라의 통상 조약으로 대거 유입되기 시작한 화교는 인천과 서울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퍼져나갔다.

그러나 동남아를 비롯한 전세계 곳곳에 뿌리를 내린 화교도 우리나라에서는 정착하기가 쉽지 않았다. 공식적인 차이나타운이 한 곳도 없다는 것만 봐도 그렇다. 우선 박정희 정권 당시까지 화교에 대한 유무형의 차별이 적지 않았다.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라 장기 거주 주한 외국인 정도로 취급받고 있는 형편이다. 화교들은 재산 취득이나 재산권 행사에서 제약이 많다. 심지어 휴대 전화 가입도 쉽지가 않다. 국내 기업에 취직이 되고 승진이 쉽지 않다.

우리나라의 화교 커뮤니티가 위축된 것은, 무엇보다도 1992년 중국과의 수교를 앞두고 대만과 단교를 단행했기 때문이다. 해외에 뿌리를 내린 화교들은 대부분 중국 본토가 공산화되기 이전에 빠져나온 이들이어서, 정신적 뿌리를 대만에 두는 경우가 많았다. 대만과의 단교 이후 화교들의 탈출 러시가 이어지기도 했다. 그 결과 인천과 서울 북창동 일대의 화교촌이 오히려 크게 위축됐다. 지금은 화교 학교인 서울 연희동 일대와 명동 중국 대사관 일대에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는 정도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재계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우리나라의 화교를 다시 주목하는 분위기이다. 차이나타운의 경제적 효과에 주목하면서부터다. 전국경제인연합은 서울 같은 대도시에 차이나타운을 만들 경우, 12조원의 부가가치와 92만명의 신규 고용 창출 효과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일본의 경우 도쿄의 디즈니랜드 연간 방문객은 1600만명인 데 반해 요코하마 차이나타운은 연간 1800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할 정도다. 이에 따라 일부 중국 전문가들이 중심이 돼 21세기형 차이나타운을 건설하려는 계획이 진행중이다. 우리 정부의 화교에 대한 지원도 나아지고 있다. 정부는 국내 화교들의 오랜 숙원인 참정권을 부여하기 시작했다. 국내 화교에 대한 오랜 배타적 감정이 관심과 지원으로 바뀌는 와중에 나온, 화교 연예인에 대한 관심은, 화교 입장에서는 그래서 더욱 반갑다.

이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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