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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불꽃튀기는 여 공천경쟁(14대 전초전 현장에 가다:1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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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대통령인척 출사표 “태풍의 눈”/분구겨냥 야서도 맹추격/동구/현역과 「실세」의 치열한 각축/수성/5공거물 재입성 여부로 긴장/서갑
6공정권의 본산지인 대구는 30년 권력의 아성답게 여권은 넘치는 인물로 인선난을 겪고 있는 반면 야권은 뚜렷이 내세울만한 후보자를 찾기 힘든 인물난을 겪고있다.
대구지역 8명의 국회의원이 모두 민정계인데다 3당통합으로 민주계와 공화계 인물까지 모두 민자당에 합류,8개 선거구 모두 여당내 공천경합이 불꽃을 튀기고 있다.
노태우 대통령의 처남인 김복동씨와 처 고종사촌인 박철언 체육청소년부장관등 대통령인척이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지고 맹렬한 활동을 해와 선거분위기의 조기과열현상을 부채질했다는 평판이다.
여기에 전국구의원들까지 가세한데다가 8개선거구중 절반인 4개선거구의 분구를 노린 출마희망자들의 탐색과 활동이 가열돼 전국에서 사전선거운동의 양상이 가장 두드러진 지역이 되고있다.
○7선 박의장 운동에 열성
○…7선의 박준규 국회의장이 8선을 자신하고 있는 동구에는 김복동 국제문화연구소장이 분구될 것에 대비,가장 먼저 자리를 잡고 대대적인 홍보활동에 돌입.
박의장은 『김장군은 훌륭한 인재』라며 사실상 입성을 허용했고,이에 따라 김씨는 국제문화연구소 대구분회(문연회)사무실을 신암3동에 개설,개인조직을 가동중.
TK세력의 좌장격으로 정계에 영향력이 깊은 박의장은 국회의장이라는 신분에도 지역구활동에 열성을 보이면서 분구가 확정되면 지금의 신암동 사무실을 금호강 동쪽 입석동으로 옮길 준비를 하는등 여유있는 자세. 강동은 박의장이,강서는 김씩4 각각 맡기로 지역구 분할까지 끝낸 상태.
김씨측은 지난 6월 시의회선거에서 후보를 내기도 했으며 야당의 투표구책 흡수,복우회,동우회등 부녀자조직을 통·반단위까지 완료했다는 소문.
지역구내 K예식장에서 한달에 1∼2회씩 김동길교수 등을 초청,1백∼2백명 단위의 교양강좌까지 실시하고 있으나 모임자체를 폐쇄적으로 운영하고 있어 내용은 대외비.
김씨에 맞서 민주당에서는 구민주당 기획실장을 지낸 임대윤씨가 지난 3월부터 지역에 상주하면서 광역의회 선거에서 2만5천표를 얻은 것을 기반으로 추격전을 벌이고 있고,오랫동안 혁신계 활동을 해온 강창덕 구신민당무위원도 민주당 공천을 경합.
민중당위원장인 이윤석 효성여대교수도 출마준비중.
박의장 지역에서는 13대에 서갑에서 출마했던 YS계 서훈·권영식씨,공화계 최규태씨도 활동중이거나 탐색중.
○각계파 연줄잡기 안간힘
또다른 분구대상지역인 수성에서는 3선의 이치호의원과 박철언장관간의 수성과 입성의 치열한 싸움으로 불협화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9일 당무회의에서 박장관에 대한 불만을 폭발시켰던 이의원은 『더이상 분규는 없다. 지역구분할도 합의됐다』고 했으나 종전이 아닌 휴전이라는 분석이 유력.
박장관측은 막강한 후원회를 구성,후원회를 중심으로 14대 총선 최고득표율을 목표로 정호용 전의원후보 사퇴파문과 관련된 나쁜 이미지를 씻는데 주력.
공직에 있으면서도 주말마다 지역구에 내려와 기업인·대학생·주부·운전기사 등을 접촉하고 있는데 10여개의 후원조직이 모임을 주선하고 박장관은 초청받아 강연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에 맞서 이의원도 금요좌담회 등을 개최,주민들과 대화하면서 무료변호도 맡는등 지역활동을 강화.
YS계 윤영탁 전의원은 『대구 지역의 김영삼 대표몫이 있다면 내가 0순위』라며 YS의 영향력행사를 기대.
공화계의 신진수의원(전국구)도 『김종필 최고위원 몫』을 기대하는 눈치. 서울대 문리대학생회장 출신의 박영조 대구대 교수는 6·3세대의 기수로서 정치권의 물갈이를 외치며 무소속으로라도 출진한다는 태세.
민주당에선 5공전후 정승화 전육군참모총장의 변호를 맡았던 여동영변호사가 무료변호로 서민층을 깊숙히 파고들고 있으나 예상과는 달리 민주당 조직책 신청을 하지 않았다.
달서는 13대총선때 지역구를 스스로 포기했던 최재욱의원(전국구)이 박태준 최고위원 비서실장의 직책과 김윤환 민주당사무총장과의 특별한 관계를 이용,일찍부터 점찍어둔 곳으로 김한규의원측의 반발을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월배·송현지역을 공략.
최의원은 기초의회선거때 상당수 후보를 지원,당선시켰고 광역의회선거에서도 무소속후보를 암중지원한 것으로 알려져 광역선거후 김의원은 아예 지역구에 상주하면서 조직정비에 안간힘.
여기에 이만섭 전국민당총재가 분구된후 유리한 지역을 택하기 위해 대기중이며,유성환 전의원도 YS의 지원을 고려하면서 『서을과 달서중 어느곳이라도 좋다』는 입장이며,같은 YS계의 권병태씨도 민자당 공천대열에 합류. 달서에는 민주당 조직책공모에 배재연 대구대 교수등 6명이 신청해 눈길.
김용태 국회예결위원장이 버티고 있는 북구에는 강재섭 민자당 기조실장(전국구)이 분구를 노리고 있으나 분구가 안되면 지금까지 당에 대한 공헌도와 박철언장관과의 밀착관계로 볼때 다른 지역에 우선 공천될 것으로 기대.
김의원은 13대때 6천표차로 육박해온 YS계 박승국씨를 광역의회선거에서 공천,당선시키면서 위협요인을 제거한데다 최근 10개동 협의회장을 교체하는등 조직관리에 신경을 써 공천경합은 거의 없는 상태.
강의원은 김의원과의 마찰을 피하기 위해 중구에 후원회사무실을 내고 청년문화연구소라는 청년조직을 만들어 활동영역을 넓히고 있다.
신민계의 이광수씨등 4명이 민주당 조직책을 신청.
○…지난해 4·3보궐선거로 전국민적 관심을 모았던 서갑은 정호용 전의원의 재입성이 최대의 변수.
문희갑의원측은 『최근 정씨가 14대 출마포기의사를 비쳐왔다』면서도 지역순방과 조직정비에 전력투구. 문의원은 지난여름 동협의회별 단합대회와 여성교양대학 개설,반책 1천6백명에 대한 특별교육 등을 실시.
야당에서는 민주당의 백승홍씨가 보선에서 차점낙선한 이후 하루 두차례씩 지역주민 간담회를 개최하는등 열성을 보이고 있으며 민중당의 김현근씨도 출마할 예정이어서 경북고출신 선후배간의 싸움이 재연될 전망.
○여성노동운동가도 채비
서을에서는 최운지의원이 지난 89년부터 주부대학·신부대학 등을 개설,3천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는등 여성표를 파고들고있으며 최근 지구당 의정소식 5만부를 주민들에게 배포하는등 신경.
대구중등교사협의회장을 지낸 서종현 구민주당위원장은 사랑방 좌담회 등으로 지지기반을 넓혀가고 있으며 여성노동운동가인 민중당의 장명숙씨도 출마를 고려중.
자산가인 이정무의원이 재선을 노리고 있는 남구는 감사원의 김교문감사위원이 공천경쟁대열에 합류했으며,11대부터 세번 차점낙선한 공화계의 김해석씨도 착실히 준비중.
김위원은 고대공무원교우회장으로 폭넓은 대인관계를 유지하면서 공천가능성을 흘리고 있어 이의원을 긴장케 하고 있다.
야권에서는 경북민통련 상임위원장을 역임한 김진태씨,언론인출신 송효익씨등 5명이 민주당조직책에 신청했고,신진욱 전의원과 성만현 전민주위원장은 지역정서를 의식해 무소속출마를 고려하는 눈치.
노대통령의 경북고동기인 유수호의원의 중구에는 13대 야당후보였던 김현규 민주당 최고위원이 서울로 올라가자 재야운동가 이강철씨가 민주당 조직책을 신청.<김두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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