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은 4일 경북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2006~2007 시즌 6라운드 경기에서 2위 한국도로공사를 3-0으로 완파했다. 18승4패를 기록한 흥국생명은 도로공사(13승8패)와의 승차를 다섯 게임으로 벌려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챔피언결정전 직행을 확정지었다.
경기 전 흥국생명의 분위기는 어두웠다. 황현주 감독이 두 경기 출전 정지의 징계를 받은 상황에서 전날에는 GS칼텍스에 일격을 당했다. 올 시즌 4패 중 2패를 최근 세 경기 동안 당했다. 더구나 상대는 지난달 21일 황 감독과 김연경의 징계를 초래한 도로공사였다. 당시 5세트 막판 판정에 항의하던 김연경이 퇴장당하며 흥국생명은 다 잡은 경기를 놓쳤었다.
하지만 '미녀군단'은 위기에서 더욱 무서웠다. 잘 짜인 조직력은 한 치의 빈틈을 허용하지 않았다. 김연경은 19득점을 올리며 퇴장 한풀이를 했고, 케이티 윌킨스(16득점)와 황연주(12득점)도 여느 때보다 더 힘차게 날아다니며 도로공사 코트를 난타했다. 흥국생명은 1, 2세트 중반 거의 더블스코어로 앞서나갈 정도로 경기를 압도했다. 흥국생명의 기세에 눌린 도로공사는 초반부터 조직력이 흔들리며 '1위-2위 맞대결'이 무색하게 완패했다.
흥국생명은 올 시즌 전 감독 경질 등 어수선한 분위기로 1위가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많았지만, 위기가 오히려 조직력을 단단하게 해 두 시즌 연속 정규리그 우승의 위업을 이뤘다.
남자부에서는 대한항공이 상무를 3-0으로 완파하고 3위를 확정, 프로배구 출범 세 시즌 만에 처음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었다.
현대캐피탈은 홈팀 LIG를 3-1로 꺾고 10연승을 달렸다. 전날 천안 경기에서 대한항공과 풀세트 접전 끝에 3-2로 역전승한 현대캐피탈은 지친 상태에서 LIG를 만났지만 프로 통산 전적 16승 무패의 천적관계는 쉽사리 깨지지 않았다. 프로팀과 2연전의 고비를 넘긴 현대캐피탈은 챔피언결정전 직행 티켓을 놓고 11일 삼성화재와 일전을 치른다.
이충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