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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비즈] "당당하고 힘있는 중기 대변자 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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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지난달 28일 중소기업중앙회 23대 회장으로 선출돼 1일부터 4년 임기를 시작한 김기문 (52.㈜로만손 대표.사진) 신임 회장은 당선 직후 기자회견에서 "낙후된 중앙회 조직과 시스템을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중앙회를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기업형 조직으로 개편하고 모든 사업추진 내용을 공개하는 등 투명하게 운영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그는 "중앙회가 그동안 변화의 물결을 타지 못해 중소기업들을 위해 제 역할을 못했다"며 "능력을 최우선으로 평가해 인사를 단행하는 등 중앙회에 새 바람을 불어넣겠다"고 다짐했다.

김 회장은 이번에 회장 후보로 나선 5명 중 가장 젊다. 그는 "변화를 바라는 회원들이 열심히 뛰어다니며 일하라는 뜻으로 젊은 나를 뽑아준 것 같다"며 "안팎으로 위기에 처한 300만 중소기업인의 이익을 실질적으로 대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선거 유세과정에서 시종일관 강조한 것은 '당당하고 힘 있는 중앙회'였다. 실제로 그가 내세운 공약 중에는 '힘'이 있어야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이미 폐지된 단체수의계약제도를 대체입법을 통해 보완하겠다는 공약을 비롯해 ▶신용보증기금 등의 중소기업 보증 규모 확대 ▶산업은행의 '중소기업 전담 지원은행' 전환 ▶장수기업과 가업 승계 기업의 상속세 감면 등이 대표적이다. 김 회장은 "영세 중소기업들에 큰 도움이 돼온 단체수의계약을 전면 폐지한 것은 잘못"이라며 "단체수의계약의 장점을 살린 대체 제도를 입법화하겠다"고 말했다. 단체수의계약 제도는 정부 등 공공기관이 물품을 구매할 때 수의계약으로 중소기업 제품을 우선 구매하는 제도. 중소기업을 돕자는 취지에서 1965년 도입됐지만, 시장경쟁 원리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올해부터 폐지됐다. 중소기업월드센터 건립 등 김용구 전임 회장이 추진해온 사업에 대해서는 "수장이 바뀌었다고 전임자의 사업을 모두 무시할 수는 없다"면서도 "사업의 득실을 따져본 뒤 계속 추진할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1988년 5000만원의 자본금으로 시계업체인 로만손을 창업, 현재 전 세계 70여개 국에 자체 브랜드로 수출하는 시계 회사로 키웠다. 해외 출장을 많이 다니다 보니 그동안 쌓인 항공 마일리지가 160만 마일에 달할 정도. 로만손은 지난해 454억원의 매출과 9억원의 순익을 올렸다. 충북 괴산 출신인 김 회장은 청주농고를 졸업했으며, 한국시계공업협동조합 이사장, 개성공단기업협의회 회장 등도 맡고 있다.

그는 "시계조합 이사장직은 조만간 사퇴할 방침"이라며, "개성공단기업협의회장은 임기가 1년 이상 남았고 중요한 자리인 만큼 회원들의 의견을 들어본 뒤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또 "중앙회장 업무에 주력하겠지만 일주일에 최소 하루 정도는 회사(로만손)에도 투자할 생각"이라고 했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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