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미인대회 “활짝”(일요화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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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나주 「배꽃여왕」·영광 「굴비아가씨」등/전남지역 7개 시·군서 개최/특산물 홍보사절로 큰 인기
『우리고장 미녀와 함께 특산물을 구경하고 많이 사가세요.』
광주·전남지방은 고을마다 지역특산물 홍보와 연계한 향토미인대회가 확산되고 있다.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등 여느 경염대회와는 성격을 달리한 애향운동 차원의 향토색 짙은 이들 미녀선발행사는 지방자치시대를 맞아 더욱 활기띨 전망이다.
전남 나주의 「배꽃여왕」을 효시격으로 시작된 향토미녀대회는 최근 수년사이 보성과 구례,완도,고흥,영광,광주 등 지역주요행사로 자리를 잡은 곳만도 7개고을에 이르고 있다.
「배의 고장」 나주를 상징하는 「배꽃여왕」을 비롯,「차아가씨」(보성,「지리산녀」(구례),「미역아가씨」(완도),「유자아가씨」(고흥),「굴비아가씨」(영광),「무등산수박아가씨」(광주) 등 칭호부터 고향냄새 물씬한 이들 미인대회는 특산품과 함께 지역 홍보는 물론 주민들의 공동체 의식을 함양시키는 측면에서도 대단한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고을마다 대표적인 한마당잔치로 부상한 향토미녀 선발행사는 일반경염대회가 여성을 눈요기거리화한다는 비판적인 시각속에 아직도 지방에서는 별로 인기를 끌지 못하는 찬밥행사에 그치는 것과는 달리 미인들이 앞다퉈 참가를 희망하고 관중 동원도 대성황을 이룬다.
광주시 북구 주민들의 행사로 올해 첫 6명의 고을미녀를 탄생시킨 「무등산 수박아가씨」 선발대회(9월14일)의 경우 진·선·미와 미스 인기·향토·포토제닉스 등 6명선발에 무려 46명의 미인들이 출전해 예선까지 거치는 등 치열한 경쟁을 벌였으며 행사가 열린 무등경기장은 3만5천여 관중으로 메워졌다.
「목사고을」 나주에서 해마다 배꽃이 만발하는 봄(4월20일)에 열리는 「배꽃여왕」(진·선·미·미스인기)도 이고장 미인들의 선망의 대상으로 4회대회인 올해 37명이 출전해 향토미를 자랑했으며 올해 3회째인 「지리산녀」(진·선·미·의·예·지) 선발에도 기혼 1명을 포함,30명이나 참가했다.
광주·전남지방은 물론 외지에도 비교적 널리 알려진 이들 향토미인대회 가운데 「지리산녀」 선발행사는 타지역 미인대회와는 좀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
또 「지리산녀」 대회 참가자격은 구례뿐 아니라 전남 곡성과 전북 남원·장수·경남 하동·산청·함양 등 이른바 지리산권 3개도 7개시·군의 17세부터 30세미만의 기·미혼여성으로 지역화합 차원에서 좋은 계기를 마련하는 특이한 미인대회로 꼽히고 있다.
고을미인들은 「굴비아가씨」의 경우처럼 서울등 대도시 유명백화점을 순회하며 특산품과 함께 자기고장을 홍보하거나 TV 등에 출연해 선전활동을 하는 등 지역홍보사절로 큰몫을 하고 있다.
나주 배꽃여왕들은 전남도가 우리 농산물의 수출확대를 위해 오는 11월 일본에서 열 계획인 대일 물산전에 「나주배」 선전사절로 파견될 예정.<광주=임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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