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대원 임성묵·신준식씨, 스즈키 히로코(왼쪽부터 시계방향). [사진=신인섭 기자]
"'세계의 지붕'으로 불리는 티베트 고원은 한국엔 미지의 땅입니다. 특히 에베레스트가 속한 네팔 히말라야의 동쪽, 니엔칭탕구라(7162m) 산맥과 캉리감포 산군 (山群) 등은 인간의 도전정신을 기다리고 있는 곳이죠. 이 지도의 빈곳을 메우는 것이 이번 원정의 목표입니다."
임씨는 이번 탐사를 위해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8차례 파키스탄으로 날아가 인근지역을 답사 했다. 3년전부터는 군사지도를 통해 지형을 분석하는 한편, 티베트 쪽에 원정허가 절차를 밟는 등 본격적으로 준비해왔다.
이들은 옛 촉나라 수도인 청두(成都)에서 대장정을 시작한다. 칭하이성(靑海省) 탕구라산맥의 겔라다인동(6621m) 빙하, 티베트의 니엔칭탕구라 산맥-캉리감포 산군, 그리고 히말라야의 최동단 남체바르와(7756m), 윈난성(雲南省)의 마르캄 산군 등을 거치는 지난한 여정이다. 기차.버스.도보.말 등을 동원해 행군할 거리는 1만5000㎞. 만년설과 빙하.협곡.고산병의 위험이 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방인에게 독이 든 술을 주는 악습이 있다는 원시부족과 맞닥뜨리게 될지도 모른다.
"지형.지리.날씨뿐 아니라 풍습.생활상까지 함께 탐사할 계획입니다. 지금까지 영국.미국.일본만 다녀간 곳이라 이 지역에 관한 한 한국도 선두그룹이 될 수 있을 겁니다."
임씨는 고등학교 때 산의 매력에 빠져 이제까지 중국 총라이산맥 쓰구냥(6250m), 히말라야 레이디스핑거(6030m) 등을 원정대장으로서 누볐다. 임씨에게 이번 원정이 특별한 또하나의 이유는 '미리 가는 허니문'이기 때문이다. 스즈키씨와는 2004년 쓰촨성(四川省) 자진자보 메시프로 등반 때 만나 3년여의 원거리 연애 끝에 연내 결혼하기로 약속한 사이다.
"산을 오르는 것은 고통인 동시에 기쁨입니다. 극한을 이겨낸 자만이 느끼는 평온함이 산에 빠져들게 합니다."
임씨는 이번 원정 기록을 주 1~2회 조인스닷컴(http://exploration2007.joins.com)에 실황 연재할 예정이다. 인간의 발이 닿지 않은 설원의 자연 풍경을 신씨의 시원한 사진과 함께 만나볼 수 있다.
글=강혜란 기자<theother@joongang.co.kr>
사진=신인섭 기자 <shinis@joongang.co.kr>
◆트랜스 히말라야=히말라야 최동단 남체바르와 및 동쪽 니엔칭탕구라 산맥과 캉그리감포산.이공창포 계곡 일대의 길이 2300㎞에 이르는 지역. 영국 탐험가 킹 돈워드가 1920년대 첫 탐사한 뒤 '동쪽의 히말라야'로 부르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히말라야가 끝난 뒤쪽 산맥들'이란 점에서 '트랜스 히말라야'가 옳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