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중인 사람이 어떻게 돈 줄 수 있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5면

김유찬씨의 기자회견이 있은 21일에도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말을 아꼈다. 그는 기자들에게 "그 사람(김씨) 이야기에 내가 뭐라고 말할 필요가 있느냐. 소이부답(笑而不答.웃기만 하고 답하지 않음)일 뿐이다"라고 했다. 지금까지 해온 무대응 전략을 고수했다. 대신 주변에서 나섰다. "완전한 코미디"(정두언 의원), "어처구니가 없다"(주호영 의원)고 했다.

비서실장인 주 의원은 김씨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주 의원은 특히 "김씨에게 돈을 줬다는 이광철 전 비서관은 당시에 구속 상태였다"며 "이것만 봐도 김씨 주장의 신빙성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 전 시장 측은 또 "김씨가 2002년 대선 전에 출간하려 한 '이명박 리포트' 원고를 입수했다"며 주요 부분을 공개했다.

원고에 따르면 김씨는 96년 해외도피와 관련해 "나의 홍콩행은 세간의 의혹대로 이 전 시장이 주도한 게 아니었다. 경비 1만8000달러도 흥정의 대가가 아니었다"고 적고 있다. 이는 "이 전 시장에 의해 강제적으로 출국을 당했다"는 최근 주장과 배치된다.

이 전 시장 측은 그러면서 "당내 경선관리 기구에서 당당히 검증받겠다"고 했다. 정 의원은 "국민을 우롱하는 김씨의 행위가 이 정도에서 끝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더 이상 확전을 바라지 않는 분위기다.

서승욱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