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 펀드 학점 A+ 받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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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 투자의 이유.장점을 알라="왜 펀드 투자인가"라는 의문에서 시작해야 한다. 예금.부동산이 아니고 펀드를 택하는 이유를 알아야 흔들림 없이 투자할 수 있다. 답은 저금리다. 30세부터 60세가 될 때까지 10억원을 만든다고 가정해 보자. 연 10%면 매달 50만원만 투자하면 된다. 수익률이 2%포인트만 떨어져도 매달 넣는 돈은 20만원씩 늘어난다. 펀드로 예금 금리(5%)를 웃도는 수익률을 추구해야 목돈을 빨리 모을 수 있다. 펀드의 장점을 알면 투자가 한결 수월하겠다. 펀드 투자는 고액 연봉을 받는 투자 전문가(펀드매니저)를 싼값으로 고용하는 방법이다. 또 적은 금액으로 분산 투자를 할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하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아서는 안 되지만 적은 돈으로는 나눠 담기 힘들다. 펀드 투자는 50여 개(주식형 펀드 편입 종목 수)의 바구니를 준비하는 셈이다.

◆ 투자 3원칙, 장기.계속.분산 투자=펀드 투자를 마음먹었다면 세 가지 원칙을 명심해야 한다. 첫째, 장기 투자다. 뛰어난 펀드매니저라도 미래를 알 수는 없다. 매번 싸게 사서 비싸게 팔기란 불가능하다. 주식 투자는 그 주식이 속한 경제(국가)가 일시적으로 불황에 빠질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성장한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장기 투자하면 성장의 과실을 누릴 수 있다.

둘째, 계속 투자다. 모든 투자는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계속 투자는 중간에 발생한 손실을 하나의 이벤트에 불과하도록 만든다. 펀드 투자의 성공 비결은 손실이 발생했을 때 투자 자금을 회수하는 게 아니라 계속 투자하는 데 있다.

셋째, 분산 투자다. 매년 1등 펀드는 항상 바뀐다. 시장이 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익률을 높이겠다고 운용 전략을 마음대로 바꿀 수는 없다. 투자자와의 약속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각기 다른 운용 전략을 채택한 펀드들에 분산 투자해야 한다. 그래야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

◆ 어떤 펀드.운용사를 고르나=그럼 어떤 펀드를 골라야 할까. 펀드는 묵힐수록 좋다. 새 펀드의 80%는 1년 뒤 성과가 그리 좋지 않다. 20%의 성공 가능성에 목매지 마라. 오래된 '명품' 펀드를 찾아 투자하는 것이 현명하다. 그러기 위해선 자산운용사를 잘 골라야 한다. 일반적으로 경영이나 지배구조가 독립적인 운용사가 낫다. 잦은 경영진의 교체나 관계 회사의 영향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고유의 운용 철학에 입각해 장기.안정적으로 펀드를 운용할 수 있다.

◆ '기본'을 지키는 투자=지나치게 높은 수익률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국내 투자자들은 과거 부동산 투자나 급등하는 증시에 대한 기억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50%가 넘는 수익률을 기대한다. 그러나 공짜 점심은 없다. 높은 수익률에는 그만한 투자 위험이 따른다. 이 때문에 1%도 소중히 생각해야 한다. 예금은 0.1% 금리 차에 벌벌 떨면서 펀드에선 1%를 가벼이 여긴다. 그러나 수익률 1%의 차이는 크다. 연 9%로 투자했을 경우 20년 뒤 1억원은 5억6000만원이 되지만, 연 10%라면 6억7000만원이 된다. 기왕이면 판매수수료 및 운용 보수가 싼 펀드를 고르는 게 좋다. 약관.투자설명서 등은 투자의 기본이다. 반드시 읽어 보고 숙지해야 한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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