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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휴게소 만든다 계곡 메워/오대산 절경 사라진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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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진고개 부근 4백m 매립/화전민 살던집 별장 둔갑/맑은물 기암괴석 “잠적”
【평창=이찬호기자】 무분별한 석재채취로 국립공원 지리산·덕유산 주변의 산림·자연경관이 크게 훼손되고 있는 가운데 강원도 평창군 국립공원 오대산도 마구잡이로 개발,수난을 당하고 있다.
오대산 진고개 부근 길이 4백m의 기암절경 계곡이 특정업체의 주차장·휴게소 부지로 메워져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등 자연경관이 무참히 훼손되고 있다.
또 해발 9백60m의 주차장부지 인근 화전민 집단 이주지역의 농가주택들이 별장으로 둔갑,사용되고 있으나 평창군은 별장에 대해 중과세하지 않는등 특혜의혹을 사고 있다.
◇계속훼손=계곡이 매립된 곳은 강원도 평창군 도암면 병내리 산1의50 국립공원 오대산 진고개 정상부근.
전 평창군수 김인하씨(54)·(주)두송산업(대표 민복기·66·서울 공평동 55)이 공동으로 지난 3월 국립공원 관리공단으로부터 주차장 시설·휴게소설치 허가를 받아 7월까지 길이 4백m·폭 60m·깊이 40m의 계곡을 메워 5천2백47평의 부지를 조성했다.
조성한 부지를 곧 포장할 계획인 두송산업측은 부지를 조성하면서 트럭 1만2천대분의 흙을 계곡에 쏟아부어 울창한 산림,기암괴석,맑은 물이 흐르던 계곡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 경관을 망쳐놓았다.
더욱이 국립공원관리공단측은 두송산업이 지난 3월 허가를 받기 훨씬전인 89년부터 계곡을 불법매립했는데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음이 드러났다.
◇농가 별장둔갑=두송산업은 주차장매립지 인근 땅 6만평·농가주택 17채를 헐값에 매입,지난 7월 말끔히 보수해 별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들 농가는 지난 68년 울진·삼척 무장공비 침투사건후 정부가 화전민을 집단 이주시켜 방2개·부엌이 딸린 집과 초지 7만평을 조성,소 2마리씩 나누어 주었으나 두송산업은 전신인 삼우관광을 통해 이 지역에 레저타운을 개발한다며 80년부터 평당 5백원에 매입,별장촌을 만들었다.
올 7월부터 농가가 별장으로 둔갑했으나 평창군은 별장에 대한 중과세를 물리지 않고 있다.
◇당국 입장=국립공원 오대산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이 지역은 87년 국립공원관리 공단이 발족할때 오대산 주차시설지구로 선정된 7곳 가운데 하나였다』며 『허가과정은 중앙에서 이루어져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농가의 별장둔갑에 대해 평창 관계자는 『이들 주택은 최근 단장된 것으로 상시 거주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며 『앞으로 조사후 거주하지 않을 경우 중과세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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