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주가 살아나야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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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얼마 전 국내 증시에선 일대 반전이 일어났다. 13일 금융업종이 정보기술(IT) 업종을 제치고 7년 7개월 만에 시가총액 1위 자리를 꿰찼다. 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부침이 심한 IT보다는 안정적인 금융주의 대장주 등극이 지수 안정화에 도움을 줄 거라는 분석을 제시했다.

"그래도 삼성전자.현대차가 살아나야 한다."

이런 해석에 대한 CS증권 윤석(45.사진) 전무의 반론이다. 국내 증시가 한 단계 올라서기 위해선 금융주 등 내수주의 상승만으론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수출주가 힘내야 한다는 견해다.

윤 전무는 최근 30여 명의 아시아 기관 투자가들을 만나고 돌아와 보고서를 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됐지만 상승에 대해선 확신하지 못한다는 내용이다. 그는 국내 증시의 저평가 이점이 부각됐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중국.인도 등 신흥 시장이 상승세를 탄 데 반해 국내 증시는 못 올랐기 때문이다. 이머징 마켓(개발도상국 중 상대적으로 경제성장률이 높고 산업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국가의 시장)에서도 지난해와 같은 급등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 상대적으로 덜 오른 한국 시장에 대해서 외국인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은 그러나 여전히 매수와 매도를 오락가락하고 있다. 국내 주식이 싸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오를 수 있을 지에 대해선 자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윤 전무는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이 수출 업종의 회복을 확신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수급은 경쟁적이다. 다른 증시에 투자할 돈이 국내로 들어오려면 그만한 매력이 있어야 한다. 주가가 충분히 싸든지 이익 성장성이 높아야 하는데, 아직은 이도저도 아니다."

최근 중국.인도 증시의 조정이 국내 증시에 호재가 되지 않을까란 해석은 경계했다. 그는 "중국 증시가 급락하며 결국 이머징 마켓 전체가 동반 조정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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