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두산중 '박용성 체제' 7월 출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4면

박용성(사진) 전 두산그룹 회장이 7월께 두산중공업 대표이사로 경영 일선에 복귀할 전망이다. 그는 15일 밤 강원도 평창 용평리조트에서 본지 기자와 만나 "다음달 두산중공업 주주총회에서 사내 이사로 이름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이사가 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당분간 경영보다 2014년 평창 겨울 올림픽 유치에 힘을 쏟겠다"고 한 뒤 "(2014년 겨울 올림픽 개최지가 확정되는) 7월 4일 이후에는 본직인 기업인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다음달 주총에서 사내 등기이사로 등재돼 회사 경영 전면에 나설 발판을 마련하고, 겨울 올림픽 유치 활동이 끝나는 대로 이사회를 거쳐 대표이사에 오른다는 구상으로 해석된다. 그렇게 되면 2005년 11월 그룹 회장직에서 사임한 지 1년8개월 만에 대표직에 복귀하는 셈이다.

그는 용평리조트에서 평창의 올림픽 개최 능력을 실사하러 방한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조사평가단을 상대로 유치 지원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IOC 위원 신분이지만 두산산업개발 등 계열사 분식회계 혐의로 기소된 뒤 위원 직무정지처분을 받은 상태다. 따라서 유치 활동을 앞장서 할 형편은 못 되지만 뒤에서 그의 마당발 인맥을 동원해 측면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다. 박 전 회장은 또 "설 직후 한동안 해외에 머물며 유치 지원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필요하면 언제든지 e-메일로 묻고 보고하라고 임원들에게 이야기해 뒀다"고 말해 경영에도 어느 정도는 관여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12일 특별사면되기 전에도 대주주로서 주요 경영 관련 사항에 관해 e-메일 보고를 받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사면에 대해서는 "이렇게 빨리 이뤄질 줄 몰랐다"고 짧게 소감을 밝혔다.

그는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시절 거침없는 논변으로 정부를 비판해 '미스터 쓴소리'라는 별명을 얻었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나 대한상의 등 재계를 대변하는 단체들이 정부에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여론에 대해선 "거기에 대해 뭐라 얘기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권혁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