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교수임용 싸고 진통/학생들“부적격자”/학교 “고유권한”맞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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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무자격 안기부출신 채용 농성도/인천대
새학기를 맞아 각대학이 신규임용한 교수들중 일부에 대해 학생들이 적격자가 아니라고 반발,새로운 「학원사태」를 빚고있다.
경기대·인천대·서강대·세종대·성균관대 등에서는 학생들이 대자보 부착·수업거부에 이어 총장실등 점거 농성까지 벌이는등 진통이 심하다.
학생들은 일부 교수 인선에 대해 「재단측의 정실인사」라거나 「해당과목에 부적합한 인물」이라는 등의 이유로 반발하고 있으며 대학측은 「학교의 고유권한」이라고 이에 맞서고 있다.
교수들은 『학생들이 무리한 주장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특히 사립대에서는 지난해 사립학교법 개정으로 재단의 권한이 강화되면서 일방적 교수선임 및 선임과정 비리가 늘고있다』며 인사행정공개·합리적 채용기준 설정 등을 촉구하는 입장이어서 분규가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경기대의 경우 사학과 학생 1백40여명이 교수채용과정에 비리가 있었다며 지난달 22일부터 재단측이 임명한 교수연구실 2곳을 점거,농성중이다.
학생들은 학교측이 한국근대사회경제사 교수 1명 모집공고를 낸뒤 학과 교수들이 1순위로 추천한 적격자를 떨어뜨리고 재단측이 학과장도 모르게 채용인원을 2명으로 늘린뒤 전공이 다른 교수 2명을 채용했다며 수업을 거부하고 있다.
인천대에서는 대학측이 교수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교직경력이 없는 안기부국장출신 정모씨(53)를 정외과교수로 이번 학기에 임용하자 학생 50여명이 12일째 학과장실에서 농성중이며 총학생회도 교수임용 관련 재단비리 규명등 재단의 전횡을 비난하며 1백50여명이 지난달 29일부터 총장실 등을 점거,농성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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