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청소년 체격 좋아졌다|경희대 의대 박순영 교수 한·일·중·대만 청소년 비교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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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우리 나라 청소년들이 체격 면에서 일본 청소년들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키·몸무게·앉은키 등에서 한국 청소년들은 일본 청소년들과 거의 같은 수준으로 발육하고 있으며 특히 신체발육 충실도의 한 지표가 될 수 있는 가슴둘레에서는 평균 3cm 정도나 큰 것으로 나타나 우리 나라 청소년들의 성장 발육이 매우 좋아진 것으로 밝혀졌다.
한·중·일·대만 등 4개국 청소년들의 체격을 비교할 때는 중국 청소년들이 가장 우수했으며 남방계 민족인 대만은 다른 3개국에 비해 발육상태가 현저히 저조했다.
이 같은 사실은 경희대 의대 박순영 교수(예방의학과)팀의 4개국 청소년 체격비교에 관한 연구논문에서 밝혀졌다.
박 교수팀은 우리 나라 전국의 7∼24세 청소년 남녀 3만2천여 명을 비롯해 대만 14만여 명, 중국과 일본 4천여 명씩 모두 18만여 명의 신장·체중·흉위·앉은키 등을 비교했다(측정치는 87년도 값).
이 조사에 따르면 대학교 1학년에 해당하는 만 19세 청소년의 평균신장을 비교할 때 중국 남자의 경우 평균 1백74.6cm, 한국 1백72.2cm, 일본 1백70.6cm, 대만 1백69cm로 중·한·일·대만 순서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여자는 중국이 평균 1백61.2cm, 한국 ]백60.7cm, 대만 1백58.1cm, 일본 1백58cm로 일본이 가장 작았다.
조사를 한 박 교수는 『성장곡선이나 최대성장발육연령 등을 비교할 때 앞으로 우리 나라 청소년들이 계속 일본 청소년들보다 키가 크고 체격이 좋아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일본은 우수한 영양공급에도 불구하고 예부터 「왜인」이라 불러지던 일본 민족의 유전적 영향으로 인해 성장이 상대적으로 둔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 교수는 또 중국이 제일 크고 대만이 제일 작은 것도 한족과 대만족의 민족적 특성이 입증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체중을 비교할 때는 한·중·일 3개국 청소년들의 체중치가 남자 60∼62kg, 여자 50∼51kg으로 거의 같은 수준의 발육상태를 보였으며 대만은 3개국에 비해 평균 2kg 정도 낮았다.
가슴둘레에서는 7∼14세까지는 일본 청소년이 가장 우세하나 그 이후 연령에서는 우리 나라 청소년이 가장 우세해 평균 3cm 정도 컸다. 이는 우리 나라 청소년들이 어깨가 딱 벌어진 건강한 모습으로 자랄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한편 우리 나라 청소년들의 신장성장 발육곡선을 보면 남자는 국민학교부터 중3때까지, 여자는 국민학교부터 중1때까지 매년 급속히 잘 자라는 직선적 성장을 하고 그 이후에는 완만히 자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장이 거의 끝난 것으로 보는 20∼24세 남자의 평균 신장은 1백72.8cm, 여자는 1백61.1cm였다
한햇동안 키가 가장 많이 자라는 연간최대성장 연령은 남자가 11∼12세, 여자가 10∼11세로 각각 한해에 8.76cm, 7.69cm 씩이나 자랐다. 9.5∼11.5세 사이에서는 여자 청소년의 평균키가 남자 청소년보다 큰 값을 보였다.
체중은 20∼24세 남자가 평균 64.3kg, 여자가 51.5kg이었으며 가슴둘레는 남자 89.7cm, 여자 81.9cm였다.
박 교수는 이번 조사를 토대로 표준체중 산출방식을 구했는데 이는 다음과 같다.
▲청소년 남자=0.456×신장-32.81 ▲청소년 여자=0.402×신장-26.408 ▲성인 남자=0.572×신 장-34.586 ▲성인 여자=0.490×신장-27.383. <문경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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