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렬에 주눅|빙그레 헛손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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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빙그레전 맞은 선동렬
○…선동렬(선동렬)의 위력 앞에 꼬리 내린 빙그레.
슬럼프에 허덕이는 선두 해태와 맞선 빙그레는 초반 팽팽히 맞섰으나 3회말 김성한(김성한) 의 1점홈런 한방에 전의를 상실하고 말았다.
선동렬을 상대로 1점을 얻을 수 없다고 스스로 판단한 이후 플레이에 투지가 실종됐다.
빙그레는 선발 김대중(김대중)이 5회말1사후 연속사구와 만루를 허용하자 대세가 기울었다고 판단, 2진급인 진정필(진정필)을 내세워 안타 없이 1점을 내주며 경기를 거의 포기하는듯 했다.
빙그레의 섣부른 경기포기는 타격 침체속에 팀 전체분위기가 무거운 해태에 짐을 덜어준 결과를 낳았다.
최근 3연패 당해 국내최고투수로서의 자존심이 긁힌 선동렬은 이날 철저한 아웃코스에다 커브 및 슬라이더 위주로 투구, 변화구투수를 연상케 할 정도로 공 하나하나에 신중을 기했다.
선은 이날 일반투수들이 9회까지 보통 1백30∼40개의 투구수를 보이는데 반해 1백51개의 투구수를 기록, 비장한 마음가짐을 엿볼 수 있었다.
이에 맞선 빙그레타자들은 미리부터 주눅이 들어 선을 어떻게 공략하겠다는 기본전술을 내버리고 마구 휘두르며 공이 배트에 맞아주길 바라 모두 11개의 삼진을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빙그레타자들은 모두 34개의 많은 파울을 기록했으며 선이 초구의 60%이상을 커브볼을 던졌으나 간파하지 못하고 헛스윙하기 바빴다.
전의마저 상실한 빙그레는 4회초 4번 강정길(강정길) 이 좌측 파울선안에 떨어지는 2루타를 날리고도 스스로 파울로 인정, 뒤늦게 달러나가는 등 투지를 잃고 있었다.
탈슬럼프에 안간힘을 쏟은 해태는 8회초 선이 호투하며 3-0으로 앞선 상황에서도 1번 이순철(이순철) 에게 스리번트까지 지시, 점수가뭄에 목말라 있는 김응룡(김응룡) 감독의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슬럼프의 해태타선은 자포자기한 빙그레로 인해 숨통이 트인 셈이다.
【광주=장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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