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 군사적 고찰 가려져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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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내년 임진왜란 4백주년을 즈음해 「임진왜란과 해양력」을 주제로 한 제2회 국제해양력 심포지엄이 해군 주최로 경남진해 해군회관에서 19∼20일 열렸다.
국민대 허선도교수는 「임진왜란의 재조명」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임란을 지나치게 국난극복의 정신사적 차원으로 신화화시켜 당시 군제도·군수품·무기 등 전쟁사적 고찰이 가려졌고 이순신 등 장군들을 초인적 성웅으로 인식하는 것도 우리 민족과 군인들의 숭고한 항쟁을 희석시킬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일본규슈대학의 나카무라(중촌질)교수는 『이순신을 비롯한 조선해군의 영웅적인 활약으로 임진왜란에서 조선이 승리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지금까지 밝혀진 일본해군의 숫자가 실제보다 과장됐고 당시 일본군이 해전보다 지상전에 더 전력투구한 점이 간과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중국 북경대학의 양통방교수는 『조선이 임란을 극복한 요인은 ▲이순신 제독의 전쟁초기 기선제압 ▲후방에서의 조선 의병들의 효과적 공격 ▲명군의 지원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며 특히 명군의 지원이 매우 영향력이 컸다고 주장했다.
이순신제독의 공훈을 주로 연구한 일본작가 편야차웅씨는 이장군이 ▲인화의 중요성 ▲부하·참모의 의견청취 ▲실전을 방불케한 사전 훈련 ▲거북선 등 무기나 진법의 창의성 등이 당시로서는 매우 탁월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또 일본 동양대학의 신호사교수도 『이순신장군이 거북선과 대포 등 무기에서 일본군을 압도했고 수군의 강력한 정신력과 실전력을 기른 훈련은 초기 해전에서 연승할 수 있게 한 전략·전술이었다』며 『기상전에서 초기에 일군이 이긴 것과 좋은 대조를 이루고 있다』고 강조했다.

<채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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