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주공 도로건설비 싸고 대립|인천「일신」지구 개발 5년째방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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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인천시일신동 일신택지개발지구(7만8천5백20평방m)가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된 지 4년이 지났으나 개발되지 않은 채 방치돼 토지소유자 1백20여가구가 재산권행사를 제대로 못하는 등 큰 불편을 겪고있다.
이는 지구 외곽도로개설비(1백78억원)부담을 놓고 사업시행자인 대한주택공사와 인천시가 서로부담을 전가시키며 팽팽히 대립, 사업시행을 미루고있기 때문이다.
◇지구지정=인천시는 85년 8월 주공측이 이 지역에 국민주택규모이하의 아파트 2천6백가구분을 건립하기 위해 택지개발지구로 지정해 줄 것을 건의함에 따라 86년9월 용도지역을 생산녹지에서 주거지역으로 변경시키고 86년12월31일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했다.
이후 주공파 인천시는 개발계획안협의 및 층고(건물지상높이)제한협의절차를 거친 다음 89년11월30일 교통영향평가심의위원회에 교통영향평가를 의뢰했으며 위원회는 지구남쪽 도시계획도로(길이1천1백40m, 폭15m를 폭20m로 확장하는 등 주변도로를 신설·확장하는 조건으로 사업계획을 승인했다.
◇도로비부담공방=주공과 인천시는 주변도로개설비 부담문제를 놓고 협의를 한끝에 도로개설은 주공측이 맡되 공사비일부는 국고로 충당키로 합의했으나 건설부는 90년6월16일 국고지원이 불가능하다고 통보해왔다.
이에 주공측은 지난달 l6일 인천시에 공문을 보내 ▲일신 택지개발지구 용지비용(1백50만원)이 시내 갈산·연수지구 등의 평당 용지비용 52만7천원·48만원보다 3배나 높고 ▲주변에 군부대가 있어 용적률이 1백60%로 제한돼 있어 수익성이 없다는 점등을 내세워 지구내 폭8m도로(길이1백m·추청공사비 3억3천5백만원)개설비만 주공이 부담하겠다고 나섰다.
주공측은 특히 주변도로공사비전액을 주공이 부담할 경우 평당 아파트분양가가 내정가인 3백만원에서 3백50만원으로 올라 저소득층 시민들의 내집 마련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있다.
일신지구 분양가 3백만원은 갈산·연수지구의 1백60만원에 비해 2배 가까이 높은 것이다.
이에 따라 주공측은 폭20m도로(길이 1천1백40m·추청공사비 1백51억7천5백만원) 및 폭30m도로(길이 2백60m·추정공사비 27억3백만원)는 인천시가 공사비를 부담, 개설해줄 것을 요청했다.
주공 인천지사 박영식택지과장(35)은 『주택건설촉진법·택지개발촉진법은 길이 2백m이상 도로등 간선시설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시공토록 하고 있다』며 『주공측이 공사비를 부담하면 입주민부담이 가중되고 현실적으로 사업시행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천시는 주공측이 도로개설비를 전액부담한다는 조건으로 택지개발계획을 승인했다며 도로개설비 분담을 거절하고 있다.
박상웅주택과장(51)은 『주변도로개설은 당초 협의대로 주공부담 또는 국고지원으로 추진되어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주민불편=일신동일대가 5년째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돼 묶이는 바람에 지구내 건물 및 토지소유주 1백20여명은 건물개·보수를 일절 할 수 없는데다 부동산담보대출조차 받지 못하고있다.
일신지구는 경인국도에서 2백여m 남쪽에 위치하고 있는데다 주변에 야산을 끼고있어 택지로서는 최적지라는 평가를 받고있다.
일신동5통장 신예철씨(50)는 『개발지로 지정만 해놓고 5년째 방치하는 바람에 지역낙후현상만 가속화돼 주민불편이 가중되고있다』며 조속한 사업시행을 요구했다. <김정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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