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LAT 특필, 한국 양념 치킨·묵은 지…'코리아~굿'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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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사회에 한국음식 열풍이 몰아치고 있는 가운데 ‘한국식 치킨’과 ‘묵은지’가 미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사진은 야식나라의 매운 양념치킨(왼쪽)과 오모가리의 묵은지로 만든 찌개와 고등어 조림. <전한 기자>

이번엔 '한국식 치킨'과 '전라도 김치'에 미국인들이 군침을 삼켰다. 이미 김치.비빔밥.불고기.갈비 등에 길들여진 미국인들의 입맛이 이젠 새콤달콤 감칠 맛나는 한국식 치킨과 푹 숙성된 묵은지(오래된 김장김치)에 혀를 내두르고 있다.

유력지인 뉴욕타임스와 LA타임스는 7일 같은 날 동시에 그 신비로운 맛을 대서특필했다. 양대 신문 푸드섹션은 한 식당을 대박으로 이끌만큼 명성이 자자한 권위를 갖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한국식 치킨이 참을 수 없는 중독성으로 뉴욕 뉴저지 그리고 가주에 거주하는 미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얇은 튀김옷을 입힌 바삭한 프라이드 치킨과 마늘 맛과 매운 맛의 양념치킨 조리과정을 자세히 전하면서 새콤한 무절임을 곁들여 소주나 맥주와 함께 먹는 한국식 치킨이 소금과 양념 뜨거움과 시원함 짠맛과 단맛 바삭함과 부드러움을 반복하면서 저항할 수 없는 맛의 조화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LA타임스는 미국의 김치 수도로 일컫는 LA에선 수백여 레스토랑에서 쉽게 김치를 먹을 수 있지만 묵은 전라도 김치가 새롭게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타운내 '오모가리' 식당을 소개하면서 한국 전통의 김치는 단순한 매운 맛이 아니라 갖은 양념과 손맛, 그리고 장시간의 숙성에 그 맛의 비결이 있다고 높게 평가했다. 이 식당은 이날 진정한 김치 맛을 느끼러 온 외국고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한인타운의 외국입맛 행렬은 이뿐이 아니다. 한인들에게도 잘 알려지지 않은 타운 외곽 한 허름한 삼겹살 집은 삼겹살을 구으면서 구이판 주위에 김치를 둘러놔 미국인들을 유혹한다. 흑인계 연인이 오붓하게 데이트를 즐기고, 샌디에이고에서 백인 가정이 찾아 올 정도다. 업주에 따르면 단골 외국인들은 퓨전스타일의 심심한 맛보다는 맵고 짠 전라도 김치를 찾아 이곳을 찾는다.

먹어 본 사람만이 진정한 맛을 알 수 있는 삼계탕과 심지어 흑염소탕을 즐기는 미국인도 많다. 타운 한 흑염소 전문식당에는 한국인 동행없이 미국 젊은이 6명이 소주에 염소탕을 즐기는 모습도 목격된다.

한국음식 매니아인 마크씨는 "예전에는 김치와 갈비만 먹었는데 최근에는 메뉴가 다양해졌다"며 "한국 음식에는 표현하기 어려운 미묘한 맛이 있어 쉽게 중독된다"고 웃었다.

랭캐스터에 살고 있는 흑인 아덜 허프씨는 "한국음식을 먹기 위해 몇 십 마일을 달려 한인타운을 찾는다"며 "최근에 친구와 함께 양념치킨을 처음 맛봤는데 매콤한게 내 입맛에 딱"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박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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