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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7) 인천 부평갑 민주당 조창용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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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은 무엇보다 정책개발 능력을 갖춰야 합니다. 정치인에게 개혁 마인드보다 더 중요한 조건이죠. 줄을 잘 잡는다거나 지역감정을 이용해선 국회의원이 될 수 없습니다. 운동경력을 발판으로 무임승차하던 시대도 지났어요. 내년 총선에서 우리 국민들은 첨단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내용과 비전을 갖춘 정치인을 택할 겁니다.”

인천 부평갑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국회의원에 재도전하는 조창용(43)씨는 “17대 총선은 인물 위주의 선거가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2000년 16대 총선에 민국당 후보로 출마한 그는 각 당 시지부장이 각축한 격전에서 한때 다크호스로 부상했었다.

조씨는 국민대 국사학과를 거쳐 성균관대 대학원 사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재학 중이던 80년대 초 운동권에 몸담았고, 이종찬 의원의 비서관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인천시의원을 지낸 그는 현재 인천사회정책연구소 이사장과 21세기 국가경영기획위원회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경북 출신으로서 민주당을 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영남 출신이 민주당에서 활동해야 지역주의 청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과 한 뿌리인 열린우리당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비판을 가했다.

“대통령을 낸 집권당이 기득권 세력에 밀려 개혁을 못한다는 건 말이 안 돼요. 열린우리당 창당은 명분이 없고, 참여한 사람들의 집권세력으로서의 능력도 낙제점입니다.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새 정당을 만드는 건 새로운 유형의 독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미국이나 유럽처럼 우리 국민들도 100년, 200년 가는 정당을 가질 때가 됐어요. 개혁은 그 틀 안에서 이뤄져야 합니다.”

▶ 인천광역시의원 시절 조창용씨는 날카로운 지적과 함께 대안 있는 정책 제시로 호평을 받아 ‘조소평’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노무현 대통령의 이른바 '코드 정치'는 일종의 패거리 정치라고 몰아붙였다.

“코드 정치라는 게 ‘내편’, ‘네편’ 나누는 거 아닙니까? 개혁은 도덕적으로 우위에 있는 개혁 성향의 세력들이 서로 연합해 해야 합니다. 열린우리당은 그런 점에서 명분을 잃었어요. 검증 없이 아무나 끌여들여 ‘내편’은 개혁세력이고, ‘네편’은 반개혁세력으로 몰았기 때문이죠. 이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나만이 개혁 주도세력이라는 개혁독점의식을 버리지 않으면 개혁은 결코 성공하지 못합니다.”

그는 163cm의 단구이다. 닉네임은 ‘조소평’. 인천시의원 시절 지적이 날카롭고 대안 제시에 능하다고 한 일간지가 단구였던 중국의 등소평에 빗대 붙여 준 별명이다.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인 그는 수도권의 한 일간지와 인터넷 신문에 고정적으로 칼럼을 쓰고 있다. 소설도 집필 중이다. 멕시코의 한인 이민을 소재로 한 대하역사소설 ‘어저귀(전 5권)’를 쓰느라 최근엔 노예작업현장인 멕시코 유카탄과 쿠바를 다녀왔다. 멕시코 이민사는 그의 전공.

IT(정보기술) 쪽에도 조예가 깊다. 직접 개발한 IT 비즈니스 모델(BM) 특허 두 건을 출원했고, 현재 이를 기반으로 업종 검색 포탈 사이트인 ‘사이버114’를 개발 중이다. 그는 우리 경제의 활력은 IT에서 나와야 한다고 주장한다.

“70년대만 해도 희망이 없던 아일랜드가 국민소득 3만 달러의 경제강국이 됐습니다. 노·사·정이 고통을 분담하는 파트너십을 맺어 외국 기업들이 안심하고 들어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기 때문이죠. 그 후 세계적인 IT업체들인 IBM·MS·NEC·인텔·애플 등을 비롯해 1천5백 여개의 업체가 들어왔습니다. 경제는 호전됐고 고용도 늘어났죠. 우리 IT산업도 이제 내실을 다져야 합니다. 전시성 구호로 국민들을 현혹할 게 아니라 거품을 빼고 실질적인 발전을 도모해야 합니다. ”

그는 인천 송도미디어밸리의 IT산업 육성에 일조하는 IT전문 정치인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인천은 문화의 불모지입니다. 문화 마인드가 없는 산업은 도태되게 마련이죠. 국회에 진출하면 인천공항과 송도특구를 잇는 문화 벨트를 만들고, 부평에 국내 최초의 자연사박물관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동북아 물류 기지인 인천을 국제 중심도시로, 문화와 환경이 어우러진 미래 도시로 가꾸는 게 꿈입니다.”

주 진 월간중앙 정치개혁포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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