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대 박영배 교수 지질학회 발표|각종 성인병 고지혈증 유전인자가 큰 영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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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각종 성인병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고지혈증 중 유전적 소인에 의해 생기는 가족성 고지혈증이 많아 이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치료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서울대 의대 박영배 교수(내과)는 최근 열린 한국지질학회 심포지엄에서 『일반인은 물론 일부 의사들까지 가족성 고지혈증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전제한 뒤 『동물성 지방 등의 섭취와는 무관하게 발생하는 가족성 고지혈증은 특히 조기에 발견,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명 고콜레스테롤혈증으로도 불리는 고지혈증은 동맥경화를 촉진, 협심증·심근경색증·뇌졸증 등을 일으킨다. 가족성 고지혈증은 후천적으로 발생하는 고지혈증과는 달리 마른 체형의 환자도 있으며, 심하면 30세 이전에도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교수는 가족성 고지혈증이 생기는 이유로 『몸안에서 생성되거나 음식물 등을 통해 콜레스테롤이 유전적 이상으로 체내에서 제대로 처리되지 못하고 혈관 등에 쌓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가족성 고지혈증은 미국의 경우 인구 5백명당 1명 골로 발생하는 비교적 빈도 높은 질환으로 우리나라에도 상당수의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박 교수는 말했다.
가족성 고지혈증의 가장 큰 특징은 콜레스테롤의 축적으로 아킬레스건이 크게 두꺼워지고 황색으로 변하는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유전형태에 따라 「호모」형과 「헤테로」형으로 나뉜다.
부모 중 한쪽만이 고지혈증인 헤테로형보다는 부모 양쪽이 고지혈증인 호모형의 경우는 증상이 더욱 심해 생후 18개월만에 심근경색으로 죽었다는 보고도 있다.
40세 이전의 젊은 나이에 혈중 콜레스테롤치가 3백50∼4백㎎/㎗이면 특히 가족성 고지혈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박 교수는 말했다.
가족성 고지혈증의 치료는 ▲콜레스테롤과 포화지방산이 적게 함유된 음식을 섭취하는 방법 ▲로바스타딘 등 효소 저해제를 복용하는 방법 등이 권장되고 있다. 이를 통해 혈중 콜레스테롤치를 최고 50%까지 낮출 수 있다. 부모 모두 고지혈증인 「호모형」환자는 이들 식이요법과 약물요법만으로는 치료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매월 혈장에서 저밀도의 지단백을 제거하거나 드물게는 간장이식수술을 시행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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