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간 한-가 우호 다지고 귀국 가 앨버타주 파견관 범스테드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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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한국을 손바닥 들여다보듯 잘 아는 캐나다인 아이반 범스테드씨(53). 캐나다 앨버타주 정부 한국대표로 지난 12년간 한·캐나다 관계증진에 큰 역할을 담당해온 그가 파견업무를 마치고 20일 귀국한다.
일본 대표업무를 겸해 일본에 상주하면서 1백여 차례 한국을 방문하는 숨가쁜 일정을 보내왔다는 그는 특히 로키산맥으로 세계적 풍치를 자랑하는 앨버타주와 설악산의 강원도가 74년 자매 결연한 이후 양 지역의 활발한 교류에 박차를 가해왔다.
『만혼의 신혼여행을 한국에서 가졌을 정도로 한국에 빠져 있다』는 그는 주정부로 돌아가 계속 아시아 지역과의 관계증진 업무를 맡게 되는데 『한국의 민주화 속도가 눈부시고, 특히 지방자치제도가 발전하면서 심혈을 기울여 온 앨버타·강원도 관계가 더욱 급속도로 가까워질 것』이라며 흐뭇해했다.
한국의 6배 크기에 2백60만 명의 인구가 상주하는 앨버타주는 로키산맥의 절경이 뛰어나며 캐나다에서 생산되는 석유의 80%, 가스의 85%를 생산하는 「에너지의 보고」로 알려져 있다. 한국 교민은 8천 명 정도. 그는 농업지역이며 풍치가 유사한 강원도를 자매도시로 하면서 양 지역 의료인·학자·고교축구 팀 운동 코치 등의 교환방문을 주선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쌓아왔다.
그는 서울올림픽이 열린 88년 앨버타주 갤거리에서는 동계올림픽이 열려 양측 준비위원회가 매우 가깝게 교류했으며 남산타워와 캘거리타워가 자매결연해 이 타워들의 모습이 88년 위성중계로 양쪽 국민에게 35∼45분간 방영됐던 기억이 몹시 즐겁다고 회상했다.
그는 최근 노태우 대통령의 캐나다 방문을 상기하면서 『한국의 인적자원과 앨버타주의 에너지 개발기술이 상호 보완작용을 하면 함께 소련개발 계휙에서 큰 성과를 거두고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양국의 경제·문화·학술교류를 위해 숨가쁘게 뛰어온 그의 노력으로 2년 전 연세대 안에 캐나디언 센터가 설립돼 모두 36명의 교수·학생들에게 연수·장학금이 지급돼 왔고 한·캐나다간의 연례학술회의도 꾸준히 지속돼왔다.
지난해 2만5천 명의 한국인이 캘거리를 방문해 앨버타주가 트론토·밴쿠버 다음으로 한국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그는 캐나다에는 앨버타·토론토·브리티시 컬럼비아 등 5개 대학에 한국어학과가 설치돼 캐나다 학생들이 한국 연구에 열을 올리고있다고 전했다.
캐나다인으로는 처음으로 국제청년회의소 사무총장을 역임하기도 한 그는 일본인 부인과 1남1녀를 두고 있다. <고혜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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