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테크윈 "올해는 세계 디카 빅3"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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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테크윈이 올해 세계 디지털카메라 시장에서 니콘과 코닥을 제치고 3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30일 일본의 시장조사기관 TSR은 지난해 캐논과 소니가 각각 2110만 대, 1712만 대의 디지털카메라를 팔아 1.2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삼성테크윈은 840만 대로 5위권이었다.

그러나 올해엔 삼성테크윈이 1200만 대를 팔아 처음으로 두자릿수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면서 캐논(2 450대).소니(2000만대)에 이어 3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2005년 8위(판매량 440만 대,점유율 5.4%)에서 불과 2년 만에 5단계가 오르는 것이다.

이처럼 삼성테크윈이 비약적인 성장을 한 비결은 우선 선택과 집중에서 찾을 수 있다. 삼성테크윈의 전신은 삼성항공이다. 2000년 항공기 제작 분야를 분리하면서 사명을 현재 이름으로 바꾸면서 카메라에 역량을 집중했다. 그 첫 결실은 2003년 선보인 'V3' 모델. 처음으로 디지털카메라에 한글 메뉴를 넣었다. 불만이 많던 화질도 "일제에 못지 않다"는 평을 들을 만큼 개선했다. 그 덕분에 2005년 캐논.올림푸스 등 일본 업체를 제치고 국내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른 뒤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엔 기존 '케녹스' 브랜드보다 고급인 '블루(VLUU)'를 내놨다. 중저가 모델만으로는 세계시장 공략에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다. 또 펜탁스와 제휴해 렌즈교환식 고급 디지털카메라(DSLR)도 출시했다.

다양한 기능의 융합(컨버전스)을 선도하는 것도 강점이다. 지난해 초 출시한 '#1'은 슬림형 디지털카메라로는 처음으로 MP3 기능을 넣었다.

올해 초 선보인 'i70'은 HSDPA 방식으로 무선 인터넷 접속을 가능케 했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업체들이 화소수.망원기능 등 광학 부문에만 매달린 것과는 달리, 삼성테크윈은 다양한 전자기술을 접목해 활용도를 높인 게 경쟁력의 비결"이라고 평가했다.

사용자 편의성을 고려한 제품 개발에도 앞서간다는 평가다. 29일 내놓은 'i7'과 'L74와이드'는 삼성카메라 홈페이지에 접속해 세계 30개국 여행지 6500여 곳 정보를 내려받을 수 있다. 여행 휴대품에 카메라가 필수라는 점을 감안한 것. 최근엔 표면에 친환경 소재인 옻을 입힌 '블루 칠(漆)' 시리즈를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디지털카메라 시장이 정체기를 맞고 있어 미래가 밝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현재 연간 1억 대 가량인 세계시장 규모가 2007년(1억1112만 대)을 정점으로 축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테크윈은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말 텐진(天津)공장 증설을 마쳐 연간 1200만 대 생산능력을 갖췄다. 이중구 삼성테크윈 사장은 "중국에 제 2공장을 건설해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2010년께 연간 2000만 대를 팔아 세계시장 선두에 오르겠다"고 말했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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