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공윤 액션외화 심의 느슨하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공연윤리위원회의 영화등급심의가 유독 액션외화에만 너그럽다는 지적이 많다. 공윤은 올 여름대목 개봉외화 중 액션물인 『터미네이터2』 『스톤 콜드』 『엘리게이터2』 『다크의 그림자를 죽여라』 등에 중학생입장가 판정을 내렸다.
많은 사람들은 살상장면이 간단없이 나오는 이 영화들을 중학생들이 봐도 괜찮은지에 대해 의문을 나타내고있다.
공윤은 지난해 여름에도 『로보캅2』를 중학생입장가로 심의해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었다.
『로보캅2』는 제작국인 미국에서 l7세 이하는 보호자의 동반을 필요로 하는 R등급을 받았는데 『터미네이터2』 『스톤 콜드』 등도 R등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극장가의 여름대목은 방학을 맞은 청소년들을 주관객층으로 삼고있어 다른시기보다 심의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게 영화관계자들의 의견이다.
아널드 슈와제네거 주연의 『터미네이터2』는 공상과학영화이긴 하지만 미래의 인조인간이 무자비한 폭력을 자행하는 내용으로 차있다.
또 미식축구선수 출신 브라이언 보스워스를 앞세운 『스톤 콜드』는 오토바이갱단이라는 무지막지한 폭력집단을 또다른 폭력으로 쳐부순다는 내용이다.
『엘리게이터2』 『다크의 그림자를 죽여라』 등도 식인악어 등을 등장시켜 끔찍한 살상장면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관계자들은 이 영화들에 대해 고등학생이라면 몰라도 중학생까지 입장하도록 허용한 것은 지나치게 약한 심의라고 공윤을 비판했다.
이에 대해 공윤의 관계자는 『터미네이터2』 『엘리게이터2』 등은 공상과학을 토대로 현대의 기계문명을 비판하고 미래에 대한 전망도 담고있어 중학생이 볼 수도 있을 듯해 관람을 허용했으며 『스톤콜드』는 권선징악을 뚜렷하게 내세웠기 때문에 중학생입장가로 판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영화들이 비록 권선징악을 명분으로 했다하더라도 폭력을 상품화해 흥행을 노린다는 의도를 뚜렷이 나타내고 있으므로 이같은 공윤의 입장은 비판받을 소지를 다분히 안고 있다.
지난해 『로보캅2』 등을 문제로 삼아 여론화했던 YMCA 「건전비디오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은 『올해의 경우도 지난해와 같다고 보고 올 여름 외화를 면밀히 분석, 이 영화들의 문제점을 공청회 등을 통해 밝히겠다』고 말했다.
공윤의 『터미네이터2』 등에 대한 중학생입장가라는 「너그러운」심의 말고도 고등학생입장가로 판정나 상영중인 『양들의 침묵』도 성전환을 갈구하고 사람을 뜯어먹는 등 변태적 심리의 정신이상 인간들이 많이 나와 고등학생이 보기에는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있다.<이헌익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