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세 할머니, 헬機로 남·북극 종단 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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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아무도 하지 않은, 가장 크고 멋진 도전입니다."

환갑을 넘긴 영국 할머니가 세계 최초로 헬리콥터를 이용, 남극.북극을 종단하는 3만2천마일(5만9천2백64㎞)의 세계일주 비행에 성공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미 여성 최초 헬기 세계일주 기록(1997년)과 여성 최초 단독 세계일주 비행기록(2000년)을 가진 제니퍼 머레이(63)할머니. 그는 6개월 계획으로 남.북극 종단 헬기 비행에 나선 지 지난 22일로 꼭 한달째를 맞았다. 이날 머레이 할머니는 며칠 전 도착한 브라질의 미항 리우데자네이루를 떠나 상파울루를 향해 비행을 계속했다. 대망의 남극 도착은 다음달 10일로 예정돼 있다.

머레이는 94년 벤처사업가인 남편의 권유로 헬기를 조종하기 시작했다. 현재 4명의 손자.손녀를 두고 있다.

동료 조종사인 콜린 보딜(52)과 헬기 비행에 나선 머레이 할머니는 지난달 22일 뉴욕을 출발해 미국 동부 대서양 해안을 따라 내려와 카리브해를 거쳐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아마존 등을 비행했다. 현재 영국의 후원 단체가 인터넷 사이트(www.polarfirst.com)를 통해 머레이 할머니의 여행 경로를 실시간으로 전하고 있다.

남극에서 다시 태평양 해안을 따라 미주 대륙 북쪽으로 올라가 북극을 거쳐 출발지였던 뉴욕에 도착하는 것은 비행을 시작한 지 거의 6개월 만인 내년 4월 16일에 가능할 전망이다. 붉은색의 '벨 407' 헬기를 이용하는 할머니는 5시간30분마다 급유를 위해 머무르게 될 1백64곳에서 세계야생동물보호기금(WWF)의 활동상을 알리고 모금 행사도 벌인다.

그동안 헬리콥터는 높은 고도와 극 지방의 낮은 온도에서는 날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보딜은 "최근 비행 기술이 발달해 남극 비행이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강풍과 빙정(氷晶) 등으로 인해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했다. 현재 남극으로의 물자와 인력 이동은 근처 해변 기지에서 화물기를 통해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멕시코시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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