획일적인 맥주는 가라. 이제는 입맛대로 만들어 먹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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획일적인 맥주는 가라. 이제는 입맛대로 맥주를 골라 먹겠다는 주당들의 선언이 주말 저녁 술집 거리에 메아리쳤다.

500cc.1000cc… 등 양의 선택이 아닌 미세한 결이 느껴지는 다양한 품질의 맥주를 음미하기 위해 날씨가 풀린 주말, 미식가들은 하우스 맥주 전문점으로 발길을 옮긴다.

2002년 2월 개정된 주세법이 완화되면서 대형 맥주 회사로부터 맥주를 공급받아 운영하는 맥주점과 다른 하우스맥주전문점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맥주가 만들어지기까지의 제조공정을 관리하는 브루 마스터는 손님의 입에 맞은 맥주의 타입을 결정하고, 맥주의 주 재료인 효모와 맥아 등을 감별해 그만의 독특한 맥주를 만들어 낸다. 브루 마스터가 어떻게 고객의 입맛을 사로잡느냐에 따라 단골의 '유무'가 갈린다. 이에 성이 차지 않았을까. 동호회 등을 통해 직접 맥주를 만들어 먹는 사람들도 생기기 시작했다. 다음커뮤니티의 '맥주만들기 cafe.daum.net/microbrewery'에는 1만4천여명의 회원이 가입해 정기적 모임을 갖고 맥주를 직접 만들어 먹는다. 종류도 커피 맥주, 홍차 맥주 등 다양하다. 이들은 한달에 한번 하우스맥주집을 빌려 서로가 만든 맥주의 맛을 평가하며 독특한 맛을 공유한다. 또 자신의 맥주공정기를 통해 비법을 나눈다. 설이 20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연휴에는 가족들과 함께 다양한 맥주를 만들며 보내보는 것은 어떨까.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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