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당호 준설보다 최수구 이전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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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최근 환경처에서는 상수원의 수질보전을 위해 팔당호의 골재채취를 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대신 93년부터 3년간 6백억원을 투입해 오염물질 준설작업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한 바있다. 이는 지난번 경기도의 팔당호 골재 채취 계획에 대한 각계의 비등한 반대여론에 따라 내려진 조치로 생각된다.
그러나 환경처의 그러한 오염물질 준설이 과연 팔당호의 오염물질 확산에 있어서 앞서 발표된 경기도의 골재채취와 얼마만큼 차이가 날지 지극히 의문시된다. 물론 댐 본래의 저수기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팔당호의 준설도 당연히 해야 하겠지만 현재 팔당호로 유입되는 남한강의 지류중 하나인 경안천 하구에 퇴적되어 있는 오염 물질은 그 오염도가 상당히 심 각(인삼염 농도는 최고 1백PPM)하고 양에 있어서도 엄청난(2천1백만 입방m)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더럽고 많은 오니층을 물속에서 걷어내면서 어떻게 식수원으로 쓰이는 팔당호의 물을 더럽히지 않을 수 있겠으며, 경안천 하구에서 불과 1km밖에 떨어지지 않은 상수도 취수구에 그러한 오염물질이 유입되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따라서 지금처럼 팔당호를 상수원으로서 사용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으므로 이의 준설에 6백억원을 투입하겠다는 환경처의 계획보다는 차제에 정부에서 1천3백만 수도권 주민들이 보다 맑고 깨끗한 물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팔당호의 취수구를 소양호나 북한강 쪽으로 이설 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한 방법이라 할 것이다.
또 취수구의 이설비용이 많이 들어 어려움이 있으면 정부에서 팔당호의 골재를 취수구의 이설이 완료된 후에 채취하는 조건으로 업자들에게 매각(선매)하여 그 대금을 공사비용으로. 충당하면 충분할 것이므로 그 또한 문제될 게 없다고 본다. 【박승원<경기도 안성군 대덕면 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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